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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Jun 19. 2020

여름방학 추천도서목록:편견을 넘어 "서로다름" 이해하기

코로나의 긴장과 함께 터진 폭탄 - 미국의 인종 갈등을 바라보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아이들 학교가 문을 닫고 자유로운 바깥 외출이 제한된 지 세 달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점차 나아지길 바라는 바람과 달리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은 여러모로 조금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네요. 개인의 자유가 제약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자택대기령(Shelter in Place)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 빈부격차에 따라 위험 앞에 먼저 내몰린 소외계층,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이 많은 변수가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의 손에 달려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절망, 좌절, 불안, 긴장이 가득했을테지요.


그러던 중, 몇 주전인 5월 25일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비저항 상태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의 과잉진압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터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인종차별(Racism)이라는 부당함에 환멸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였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자택대기령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리 밖으로 쏟아져나와 시위를 하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미국의 곪아버린 고름,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도하고 있어요. 이 시기를 계기로 앞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갈 모든 어린이들에게는 절망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으로 거듭나면 정말 좋겠습니다.    


거리로 나가 시위에 참여할 여건이 허락하지 않기에 집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자 생각해보았어요.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제3의 공간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내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뉴스 레터를 발행하는 마음으로 ^^;;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들을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고 미래에 이 사회를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편견과 차별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서로의 다름을 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이야기 책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할께요.



* 이 글의 마지막에 단편 애니 추천도 하나 했어요. 애들이 책읽기를 싫어한다면 이 애니메이션이라도 꼭 함께 보세요! :D



제목에 책제목과 작가명, 출판연도의 정보를 기입하였고 최신순으로 책을 나열해보았어요. 각 글의 마지막 부분에 책을 읽어주는 유튜브 링크로 READ ALOUD 부분을 첨부하였습니다.




1. The world Needs More Purple People

by Kristen Bell and Benjamin Hart - 2020년 6월 출판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최근에 출판된 아주 따끈따끈한 책이예요!


Purple People? 세상에 사람들도 있나? 궁금하실텐데요! 이야기의 주인공 페니와 함께 Purple Person  - 보라빛 사람 - 이 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아요!


피부색이 보라색인 사람이 되라는 건 결코 아니고요 ㅋㅋ 보라색은 피부색/겉모습이 중요하지 않다는 상징적인 의미예요. 어떻게 하면 세상 멋진 보라돌이가 될 수 있는지 살짝 들여다볼까요?


Step 1. Ask (really great) questions : (멋진) 질문 하기

Step 2. Laugh a lot: 많이 웃기

Step 3. Use your voice: 의견 표현하기

Step 4. Work hard (super-duper hard): 진짜 열심히 일(?)하기


요즘같은 상황에서 아이들과 눈 여겨 보아야할 부분은 3번과 4번 같은데요. 단순히 자기 의견 개진하기, 자기에게 주어진 일 열심히 하기 같은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즉, 다른 친구들을 위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 도움과 변화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세상멋진 보라빛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인거죠. 자세한 내용은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면서 읽어보세요!


마침 저자 중 한명인 크리스틴 벨 (배우인데 겨울왕국 안나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해요)이 PBS Kids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책을 읽어주는 동영상이 있네요. 추천추천!


READ ALOUD: https://www.youtube.com/watch?v=xBTHlWqEJkw




2. The Proudest Blue: A Story of Jijab and Family

by Ibtihaj Muhammad and S.K. Ali - 2019년 출판

중동지역의 환경, 문화, 역사적 영향을 받으면서 여성들이 얼굴 혹은 몸의 일부를 가리는 베일같은 형태의 전통의복을 "히잡(Jijab)"이라고 하는데요. 천을 어떻게 두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있는데 그 중 얼굴전체를 드러내는 방법 또한 히잡이라고 한다고 해요. 전통의상이긴 하지만, 이제 현대 감성에 맞게 디자인되어 많은 무슬림 여성들이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히잡을 착용하며 문화적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지요.

근데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한국에서 계량한복 입으면서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유지해가야지!'하는 차원이 아니랍니다. 사회적 차별을 당당히 마주함과 동시에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헌신을 꿋꿋이 유지해야하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수반되어야 하는 선택이 되겠지요.


이번 동화책의 작가 중 한명은 히잡을 쓰고 올림픽에 출전하여 메달을 딴 미국의 무슬림계 펜싱선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예요. 작가의 경험과 성찰이 녹아있는 "자랑스러운 파란색(The Proudest Blue):히잡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읽어보세요. 자신의 뿌리와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매애가 너무 사랑스러운 이야기랍니다.


READ ALOUD:https://www.youtube.com/watch?v=w2oK6mDz5SA





3. The Last Stop on Market Street

by Matt De La Pena - 2015년 출판

호기심 많은 소년 CJ와 할머니가 버스를 타요.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던지는 CJ의 질문들은 입술 밖으로 나오지 못했으나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도 있을법한 질문들이예요. 우리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 예를 들면 앞이 잘 안 보이는 장님 아저씨를 보면서 저 아저씨는 왜 앞을 못 보나요?......같이 우리 아이들이 갑자기 던지면 엄마로서 대답하기 조금 난감한 질문들이요.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까지 여정을 함께하며 할머니의 지혜로운 답변들을 듣노라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져 있을꺼예요. 그림도 너무 따뜻하고 귀여워요! 그림과 이야기 모두 멋져서 수상 경력도 아주 화려한 책이랍니다.



READ ALOUD: https://www.youtube.com/watch?v=zk6CWvW_5-s






4. The Name Jar

by Yangsook Choi - 2003년 출판

오옷! 한국 작가분이 쓰신 이야기라 더욱 공감이 가는 이야기예요. 한국땅을 떠나면 우리들이 외국인/이방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요. 겉모습 못지 않게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이름인 것 같아요. 한국 이름의 경우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영어권 문화에 비하여 이국적인 느낌이 너무 강해서 어른들조차 떳떳하게 이름을 밝히기 힘들 때도 많거든요. 그래서 영어 이름을 따로 만들기도 하지요.

주인공 "은혜"가 처음 학교에 가면서 겪는 일들은 몰입해서 읽다보면 쫌!! 마음이 아파요. 애 주눅들게 스쿨버스에서 빙 둘러싸고 이름 가지고 장난치고 놀리고....아오! 열받아! 다행히 내가 다르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응원하는 가족, 이웃, 친구들 덕분에 올바르게 성장하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어요.

해외에 계신 분들이라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부딪히며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시간을, 한국에 계신 분들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역지사지, 즉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의 입장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READ ALOUD: https://www.youtube.com/watch?v=bGCuOEoEXSc

       




5. The Colors of Us

by Karen Katz  - 2002년 출판

이 책의 주인공 7살 여자아이 레나가 자화상을 그리려고 해요. 미술가인 엄마가 도와주러 오셔서, 빨강, 노랑, 검정, 흰색을 알맞게 섞어서 내 피부색에 맞는 갈색(Right Brown)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요. 엄마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피부색(Brown)의 넓디 넓은 스펙트럼을 알아보아요.

제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화장품 가게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색깔의 파운데이션 색상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저는 한참 어른이 되서야 알게 되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아티스트의 눈으로 친구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갈색/살색이라는 시시한 카테고리가 아니라, 꿀(Honey)부터 초코렛(Chocolate), 땅콩버터(Penut Butter), 피자 크러스트 (Pizza Crust)에 이르기까지 재미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 담긴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READ ALOUD: https://www.youtube.com/watch?v=679Sw4IACAk




* 여러 인종이 섞여사는 다인종 이민국가인 미국과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한 한국사회간의 차이가 크긴 하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의 모습이 적잖게 눈에 띄고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혼혈학생들의 비율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지요.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아이들이 다양한 모습의 공동체 구성원들을 편견없이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배움으로 마음의 밭을 가꾸어 놓으면 미래의 우리나라가 더욱 멋져지지 않을까요? 이번 여름 방학, 아이들의 영어 공부도 도와주고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서로 다름에 대하여 아이들과 대화를 해보세요 :)



Plus:

이건 제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단편 애니 "Snack Attack"인데요. 대사없이 음악으로 진행되니까 이해하기 쉬우실꺼예요! 색안경을 끼고 행동하는 것, 즉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편견에 맞서서 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예요.


강추강추강추!


https://www.youtube.com/watch?v=6YSxJnqCr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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