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에 방학이 시작한지 몇 개월은 지난 것 같은데 이제 겨우.......2주 지났네요. 으하하하하하하하!!!!
아이 둘과 집콕하면서 잉여력 만렙을 찍으며 이것저것 찔러보는데 아주 나쁘지는 않은 하루하루 입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하면 너무 좋을 간단한 놀이(?)활동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첫째 아이의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저도 옆에서 힐끗힐끗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a 히히히. 마지막 주 수업은 각자가 관심있는 동물을 선정해서 다양한 형태의 발표물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어요. 그 중 한 친구가 왕부리새(Toucan Bird)를 선택해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마지막에 아주 짧은 스!탑!모션필름을 보여줬어요.
이거다! 싶은 마음이 들어서 핸드폰 앱을 검색해보니까,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너무 좋은, 스톱모션 결과물을 정말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앱이 있더라고요! 1시간 정도에 걸려서 아이와 함께 초간단 스톱모션을 한번 만들어봤는데 과정도 복잡하지 않고 아이에게 자신감을 뿜뿜 선물해줄 수 있는 결과물도 뙇! 나오니 이건 정말 다른 부모님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글을 올려요.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혹은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있으면서 뭐해야할지 모를 때 아이와 함께 (조금 큰 아이라면 혼자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로 추천 드리고 싶어요. 그러면 제가 했던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드릴께요.
1 단계: 앱 다운받기
구글 플레이 웹사이트에서 찾은 Stop Motion Studio 아이콘과 설명 저는 안드로이드폰 이용 중이라, 구글 플레이에서 Stop Motion Studio라는 앱을 다운받아 사용했어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직관적인 디자인이라서 몇번 조작해보시면 어떻게 해야할지 금방 감이 오실 꺼예요. 그리고 저는 효과음/배경음악을 넣으려다가, 이 기능을 0.99센트에 미리 사버렸는데요. 나중에 보니까, 모든 기능(All features forever)로 $4.99에 팔더라고요. 으헉! 한번만 할 거 아니고, 여러번 할 생각이면 모든기능 구매해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기능에는 효과음/음악 외에도 사진 불러오기, 영상 내에 페인트 그리기, 타이틀 페이지 등등 총 9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다른 앱들은 사용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구글 플레이에서 평점 4/5점만점 받은 걸 보면 이 앱이 처음 쓰시기에 추천할만 한 것 같아요.
2 단계: 시나리오 만들기
아이의 집중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휘리릭~ 본격적으로 촬영하기 전 아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해보세요.
-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 그 이야기에는 누가 나와?
- 이야기를 진행하려면 어떤 장면들이 필요할까?
저희는 등장인물 셋이서 걸어가다가 길을 가로막은 통나무가 있는데, 이걸 등장인물 중 하나인 로보트가 나무를 잘라줘서 무사히 지나갈 수 있는 해피엔딩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요. 장소는 "암흑의 길"이라 써놨지만 저희집 회색소파이고요. 개인적으로는 배경막(Backdrop)이 있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동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소파 등받이에다가 말풍선을 붙일 수 있어서 대화하는 것처럼 표현한 부분이 있답니다.
3단계: 촬영 준비
핸드폰 거치대/등장인물/배경 및 소품/특수효과(?)
편안하게 촬영을 진행 하기위해서는 카메라/핸드폰 거치대가 필요한데요. 저희집에는 거치대가 따로 없어서 감독님(이라 쓰고 아드님이라 읽는다.)이 듀플로 레고로 만드셨어요. 핸드폰이 떨어지지 않게 고정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과제를 던져주고 감독님이 머리 좀 써보라고 하세요 ^^;;;ㅎ거치대가 어느정도 완성되면 조감독 엄마와 함께 핸드폰 카메라를 켜서 높이나 거리를 조정해보면서 원하는 화면으로 맞춰주세요.
등장인물들은 총 3개 - 레고 피규어, 로보트, 레고악어이고요. 로보트는 일반레고로 감독님께서 제작하셨고요. 배경으로 들어갈 나무는 사이좋게 감독님과 조감독이 하나씩,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뒤에 길을 막는 소품으로 통나무 2개는 감독님께서 만드셨어요. 말풍선은 조감독이, 통나무 자르는 효과는 감독님이 손수 그리며 열일하셨습니다!
* 특수효과같은 경우, 앱에서 미리 페이트 기능을 구매하셨다면 직접 동영상에 그리는 방법도 있어요.
4단계: 본격적인 촬영
거치대에다가 핸드폰을 올려놓은 뒤, 앱을 실행시켜요. 그리고
등장인물들을 조금 움직이고 사진찍고 조금 움직이고 사진찍고를 반복해주세요.
반복작업이니까 초반에만 조금 도와주면 금방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을 거예요. 10장 정도 사진을 찍고 어떤 식으로 촬영이 되는지 아이와 확인하면서 진행해도 좋구요. 팁을 한가지 드리자면! 프로페셔널처럼 너무 세세한 작업할 필요없이 성큼성큼 움직여도 괜찮은 거 같아요. 사진에 손이 나왔다면 나중에 그 부분을 삭제할 수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저희는 22초 결과물인데 사진은 100여장 정도 찍었고요. 100장이라고 써놨지만 그냥 후루루루루룩 찍다보면 금방 100장 채운답니다. 동영상이 마무리되면 배경음악 선택하고 끝! 제 기대치가 낮아서인가요? 제 눈에는 제법 그럴싸한 스톱모션필름 완성되었어요ㅋ아이도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고요. 옆방에서 재택근무하는 아빠에게 자랑하러 가더라고요.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어떻게 스톱모션을 촬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진이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
5단계: 스톱모션 결과물 보기
짜잔! 저희가 찍은 작품이랍니다. 어때요? 꽤 그럴싸하지 않나요?
https://vimeo.com/432872321
6단계: 전문 스톱모션 작품 감상하기
아이가 직접 스톱모션 작품을 만들어보았으니, 이제 전문 작품을 보면 아이가 영화를 이해하는 눈이 달라져있을 꺼예요. 영화의 모든 형태 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가장 노동집약적이라고 해요. 우리가 만든 22초짜리 엉성한 움직임을 위해서 100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영화에 나오는 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담기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아이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톱모션 작품 2개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할께요.
제 나이 또래 부모님들, 혹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스톱모션기법을 만든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 and Gromit) 기억나시나요? 이 작품을 만든 닉 파크(Nick Park) 감독은 어린이들이 감상할 수 있는 스톱모션작품을 굉장히 많이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못 말리는 어린양 숀/숀더쉽 (A Shaun the Sheep)"의 2019년에 개봉한 극장판 "숀더쉽더무비: 꼬마외계인 룰라!(A Shaun the Sheep Movie: Farmageddon)" 너무 재밌게 봤어요. 캐릭터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이야기도 유쾌하고 재미있답니다.
아이의 연령대가 조금 높다면,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부모님들을 위해서는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2018년 개봉작 "개들의 섬(Isle of Dogs)" 추천하고 싶어요. 12세이상 관람가 영화고요. 영화도 괜찮지만 어떻게 이 작품이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필름도 아주 볼만해요! 제작기간 2년에, 13만장의 스틸컷을 이어붙인 작품!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