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1000만 원 잃은 사람 이야기

<굳이 다 채우지 않아도>

by 한가희

23살 1월 , 수능을 다시 보기로 했다.

약국을 다니던 나는 대학에 대한 미련 때문에 일을 다니면서 수능을 준비했다.

일 하는 동안 틈틈이 인강을 보고

평일 밤에는 수학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했다.


24살, 잘 다니던 약국을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수능공부를 시작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나를 한 번, 여름의 더위가 나를 또 한 번,,,

점점 깎여가던 나는 그해 수능을 망쳤다.


24살 겨울에 나는 다시 약국 알바로 일을 했다.

매일 억울했고 매일매일 이루지 못한 꿈들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결국 25살 6월

나는 모아둔 돈 천만 원으로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나도 더 열심히 했었다.

나는 나를 잃고 살았다.

늦었다는 마음에 나를 하루하루 잃어버리며 살았더니

수능날이 되었다.


수능날 떨리고 속이 안 좋고,

전 날 받은 문자에 부담이 늘었고,

엄마의 생신날 미역국 대신 수능 도시락 김밥을 싸시던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어떻게 수능을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수능 성적표를 받고

나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받았다.

실수를 했다. 그러지 않고서 이런 성적을 받았을 리 없다.

아무런 대학에 갈 수 없을 것 같았고, 내 나이를 생각하자 까마득히 어두운 앞길만 보였다.

그렇게 몇 달을 누워만 있었다.


다시 도전할지도 몰라…

하며 매일 침대 앞에 쌓여있는 문제집들을 보며 눈을 뜨고

아냐 나는 할 수 없을 거야…

하며 매일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음 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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