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에서 두 달 살아보기' 참가자들은 가리산리 한석산에서 밤하늘을 보는 프로그램에 함께했다. 가리산리 사무장님은 우리의 산행을 이끄는 산대장 역할도 맡으셨다. 산에 많이 다니신 분이었는데, 그리 크지 않은 몸에서 강인함이 느껴졌다. 닮고 싶은 에너지였다.
산대장님이 ‘밤하늘 산책’ 프로그램을 기획한 의도는 인공불빛이 없는 곳에서 자연과 하나 됨을 느껴보자는 것이었다. 차를 타고 산 위로 조금 올라간 뒤 30분 정도 흙길을 걸으니 넓은 공간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깔개와 침낭을 하나씩 들고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한 뒤 침낭에 들어가 누웠다.
은은한 미풍이 불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뺨에 닿았다. 너른 하늘에 반달과 별들이 아름답게 빛났다. 바람은 잦아들고 밤하늘은 깊어갔다. 산속에 누워 있으니,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빛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모두 빛나고 있다.
우주를 유유히 가로지르는 빛이 여러 개 보여서 뭔가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인공위성이란다. 한 시간 정도 밤하늘을 보다 일어나니, 침낭 위로 밤이슬이 촉촉했다. 우리는 걷기 시작했던 지점까지 걸어서 되돌아갔다. 산대장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별빛에 달빛에 의지해서 가요.”
그 말이 마음을 움직였다. 왜 우리는 그동안 전깃불에만, 인공불빛에만 의존해 살았을까. 달님과 별님은 우리의 하산길을 밝혀주었다. 한 시간 동안 어둠 속에 있었더니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 불빛 없이도 길이 보였다. 별이 가득한 하늘 품에서 우리가 우주의 조그만 일원이란 것을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