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터 옛길을 걷다

by 김선애

1,600년 전에 생긴 인제 마장터는 소나 말, 영동과 영서의 농산물 등을 사고팔던 옛 장터다. 가을날, ‘인제에서 두 달 살아보기’ 참가자들은 옛사람들이 마장터로 오가던 길을 걸었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단풍 든 나무에서 다홍색, 노란색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하다. 단풍나무 숲길이 천상의 세계 같다. 이곳에는 야생화도 많다. 분홍빛, 보랏빛 야생화가 눈길을 붙든다.


길은 거의 평지고 오르막은 약간만 있다. 산길 옆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바위의 밝은 연둣빛 이끼와 생생한 빛깔의 낙엽이 아름답다. 쭉쭉 뻗은 키 큰 나무 사이 흙길을 걷는데 풍경이 장관이다.


숲 해설사님이 은은한 보랏빛과 푸른빛이 감도는 딱정벌레를 손 위에 올려놓고 ‘보라금풍뎅이’라고 알려주신다. 색이 예쁘다.


우리는 넓은 계곡까지 걸어가 계곡가에서 간식을 나눠먹었다. 알록달록 나뭇잎이 계곡물로 떨어지고, 물속에서는 작은 물살이가 떼지어 헤엄쳐간다. 연두, 노랑, 빨강, 초록, 주황, 갈색―다채로운 색이 어우러진 숲속, 그 아름다움에 충만하다.


돌아가는 길에 해설사님이 연한 고동색 버섯의 갓을 손가락으로 누르니 신기하게도 하얀 먼지 같은 것이 뿜어져나온다. 먼지버섯인데, 누가 누르거나 빗물이 갓에 떨어지면 포자가 나와 퍼진다고 한다.


오는 길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오는데도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시는 해설사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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