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쓰레기를 줍다

by 김선애

우리 ‘두 달 살아보기’ 참가자들과 멘토님, 그리고 멘토님의 아이들은 소양호 솔섬 주변을 산책하며 쓰레기를 주웠다.


호숫가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많았다. 쓰레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종이컵, 음료캔, 영수증, 담배꽁초, 인스턴트 커피가루 포장비닐, 각종 플라스틱 조각, 부서진 스티로폼…. 우리가 주운 쓰레기로 커다란 마대가 가득 찼다.


아이들은 호수 가장자리에서 약간 떨어진 물에 떠 있는 쓰레기도 긴 나뭇가지를 이용해 열정적으로 건졌다. 물살이를 낚는 게 아니라, 쓰레기를 낚는 아이들이 멋졌다.


신월리 마을 공동 식당 벽에는 마을에 사는 물살이의 사진이 붙어 있고, ‘신월리 도랑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라고 쓰여 있다. 아이들과 식당에 함께 있을 때, 아이들이 ‘물고기’라고 쓰인 것을 보면서도 ‘물살이’라고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고기’는 인간 중심적 관점의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물에 사는 생물을 인간의 먹이라는 틀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물살이’는 물에 사는 생명 그 자체를 이름에 담으려 한 단어다.


물살이를 잡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쓰레기라도 집에 가져가면 좋으련만, 믹스커피를 마시고 커피가루 봉지를 호숫가에 그대로 버리고 담배를 피운 뒤 꽁초도 마구 버려, 아이들까지 조그만 손으로 그 쓰레기를 주웠다. 그래도 아이들은 쓰레기 줍는 것을 놀이로 여기는 듯 지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숙소 근처에 사시는 마을 주민분들을 만나 그분들의 트럭을 얻어타고 왔다. 트럭 뒤에 모두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니 아이들은 신이 났다. 두 분은 농사지으신 배추까지 우리에게 넉넉히 주셔서 감사히 받아왔다. 제철 맞은 배추로 맛난 배춧국을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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