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은 최승호 감독이 이명박 대통령(2008~2013 재임)의 4대강 사업을 17년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강바닥을 깊이 파내고 많은 보를 세운 사업으로, 그 결과 강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되었다. 수심이 6m가 되게 강바닥에서 엄청나게 많은 모래를 파내고, 콘크리트 보 16개가 강을 막았다.
당시 MBC에서 4대강 사업을 취재하고 있던 최승호 PD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에게서 중대한 제보를 받는다. 수심 6m 확보와 16개 보 설치는 큰 배가 다닐 수 있는 대운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제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대운하 사업을 하려다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둘은 같은 사업이었던 것이다. 뱃길을 만들 목적이 아니라면 강바닥을 그렇게 깊게 팔 이유가 없었다.
4대강 사업 후 낙동강과 금강에서 너무나도 많은 물살이가 떼죽음했다. 영화에서 강에 떠올라 죽어 있는 셀 수 없는 물살이를 보며 눈물이 차올랐다. 그 생명들은 공사 후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추적>은 낙동강 칠곡보 근처에 자라는 연꽃도 보여준다. 연꽃이 강에? 연꽃은 고인 탁한 물에서 자라지 않는가? 이는 강이 사실상 연못이 되었다는 뜻이다. 강, 아니 이제 호수가 된 물은 녹색이다. 보로 물을 막아놓아 4대강 사업 전보다 유속이 느려져 생긴 문제다. 4대강 사업 이후 여름마다 4대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녹조에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은 강력한 독성 물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물이 녹조 낀 물을 먹으면 급사하거나 간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또 코로 녹조 독소가 들어오면 호흡기와 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낙동강 인근 주민들의 콧속을 검사한 결과, 검사 대상자의 약 절반에게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낙동강 주변 공기에 녹조 독소가 퍼져 있는 것이다.
녹조는 낙동강 인근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낙동강 물로 키운 농작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된 것이 영화에 담겼다. 이 쌀과 채소는 다른 지역으로도 팔려간다. 녹조 독이 든 농산물을 먹는 우리 모두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독 있는 쌀을 먹이는 게 옳은 일일까?
고백하자면, 나 역시 4대강 사업의 공범이었다.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일 때, 한 예술인 친구가 내게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한 예술행동에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나는 당시 바쁘다는 핑계로 이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고 친구의 제안에 함께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막지도 않았기에 결국 이 사업의 공범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러한 침묵의 결과, 4대강 사업으로 강물과 공기가 오염돼 많은 사람이 피해를 받고 있다.
구미보 인근에는 4대강 사업 당시 수심 6m까지 파냈던 모래가 시간이 지나자 5.5m나 다시 쌓였다. 최승호 감독은 묻는다.
“자연은 돌아오고 싶어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이미 해결책을 알고 있다.
금강 공주보 수문을 열었을 때 물이 맑아지고 물살이가 많아지니 새들도 돌아왔다. 영화에 담긴 깨끗한 강물을 보며 자연의 정화력과 회복력이 놀라웠다. 강이 흐를 수 있게 보를 열고, 더 큰 피해가 일어나기 전에 보를 없애면 강은 본래의 맑은 얼굴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