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곳곳에 텃밭이 생긴다면

by 김선애

가을에 구청에서 여는 도시농부학교 수업을 들었다. 매주 수업이 있는 공동체 텃밭으로 갈 때면 설렜다. 오늘은 무엇을 할지, 채소가 얼마나 자랐을지 기대됐다.


우리는 조별로 공동 밭에 고랑을 파고 돌을 골라낸 뒤 무, 배추, 상추 모종과 쪽파를 심었다. 갓과 시금치 씨앗도 뿌렸다. 다 함께 북을 주고 웃거름도 주고 나면 시간이 훌쩍 갔다. 쪽파 싹이 나고 무와 배추가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면 미소가 절로 번졌고, 땀 흘리며 밭일을 하고 나면 마음이 밝아졌다.


물론 기후위기로 9월에도 날이 뜨거웠다. 우리는 짧은 시간 일하니 괜찮았지만, 날마다 논밭에서 일하는 농부님들은 얼마나 더우실까. 오랜 시간 불볕더위를 견디며 도시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농부님들께 고맙다.


오전에 밭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을 때면 모든 것이 맛있다. 식탁에 앉아 작은 씨앗이 흙과 비, 햇빛과 바람 속에서 거쳐온 시간을 떠올린다. 사과의 시간, 벼의 시간, 콩의 시간, 채소의 시간, 그 시간 속 농부님들의 땀방울까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도 안 된다. 우리는 식량 대부분을 수입해 먹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 폭우로 식량 수입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될까?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안전할 것이다. 또 자신과 가족이 먹을 것을 조금이라도 자급하면 마음이 더 안정되리라.


직접 농사지어 먹는 즐거움을 더 많은 이웃이 누릴 수 있도록 공동체 밭이 늘어나면 좋겠다. 동네마다 곳곳에 텃밭이 있어 누구나 싱싱한 채소를 길러 나눠먹는 상상을 해본다.


밭에서 거둔 배추와 상추, 보라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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