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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먼저냐, 테크닉이 먼저냐 그것이 문제로다

춤을 배우는 자세


늘 머릿속에 떠올랐던 그림은 비빔밥이었다.

밥,나물,소고기 온갖 테크닉으로 무장을 하고 그 위에 느낌을 아주 살짝 양념하는 느낌

(고추장,참기름 = 표현성)

왠지 모르겠으나 나는 늘 그런 무용작품이, 그런 무용수업이 어거지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새롭게 내 방식대로 비벼보고 싶었다.

밥,나물,소고기를 다 표현성으로 베이스를 두고, 그 위에 아주 살짝 양념처럼 테크닉을 넣기. 난 그게 마음에 든다.


늘 “테크닉이 뿌리가 되어야한다. 그래야 전문무용수라고 할 수 있다.”

귀에 딱지가 않게 그런 말을 듣고 살아온 듯 하다.

그러면 나는.. 전문무용수이고 싶지 않다.


표현성에 뿌리를 두고 테크닉이란 잎파리를 틔우고 싶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수업을 들으러 다니니 수업이 너무 재밌다.

잘 안 되는 테크닉을 어떻게든 외워야해 잘춰야해 라는 생각없이

아 그래 이것도 중요하지. 잘 익혀두면 박자에 맞춰 출 수 있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추게 되서 편하다.


세상은 내게 이론이 뿌리이고, 창작은 잎파리라고 가르쳤지만

나는 이게 뿌리와 잎파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보단,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말로 들린다.

그냥 창작을 먼저 하면서 재미를 붙이면 이론은 그 뒤에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배우면 된다.


이론부터 배워버린 나는

날개가 꺾인 오리가 된 기분이었다.

틀에 갇힌 오

딱 날 수 있는 높이와 범위가 정해진 오리..


어쩜 그동안 내가 춘 춤이 주로 발레,현대무용,전통무용 쪽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요즘의 나는 힙합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쪽 판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순수무용이란 틀을 벗어나서

길거리에서 생겨난 문화인 스트릿댄스, 힙합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이 안에서도 많은 테크닉이 생겨나긴 했지만, 테크닉이 힙합의 시작은 아니었으니까.


점점 틀과 형식을 벗어나 자유롭게 추면서도

나만의 춤 스타일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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