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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는 환경이 바뀌면 어떻게 일에 집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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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에 춤추는에세이스트
Aug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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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1인 사업가이기에
월차의 개념도 휴가의 개념도 없다.
내가 나 자신에게
휴가를 주면 그게 휴가고,
방학을 주면 그게 방학이다.
모든 게 내 자유!!
그래서 업무의 효율이 완전히 떨어지는 것도 내 책임..
제주에 사시는 엄마 덕분에
여름휴가는 꼭 제주에 와서
신나게 바다 수영하고,
공연이나 페스티벌 일정이 남아있다면 신나게 놀고 싶었다.
난 ENFP고,
댄서고,
사람과 노는 걸 좋아하니까.
그런데 막상 와보니
웬걸..
서울의 일정을 피해서 오려니 여름이 끝나가서
바닷물은 차고..
나보다 더 외향적이고, 24시간 에너지 넘치는
파워 ENFP인 엄마의 집은
단 하루도 손님이 없는 날이 없고
엄마와 결이 같은 손님들은 모두 사람이 좋고 대화하길 좋아하는 분들이다.
하하핳
집 구조 자체도 혼자서 조용히 업무에
집중할만한 공간 분리가 되어있지 않다.
20년 넘게 시골에서 농사짓고 자란 소녀는
언제 이렇게 서울 여자가 다 됐는지
모기 몇 마리 외에 파리 1마리도 겪어 본 지 오래라
엄마의 집안에 대왕 사이즈
여치, 사마귀, 바퀴벌레, 나방, 벌들이
출몰하자 기겁.. 까진 아니지만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
마을 안쪽 집도 아니고
홀로 자연 속에 뚝 떨어진 엄마 집은
사방이 초원과 나무로 둘러싸여
정말 아름답다.
잔디밭이 펼쳐진 마당도 정말 넓고,
동그랗게 만들어놓으신 엄마의 텃밭도
너무 예쁘고 좋아 다 좋긴 한데
온갖 풀벌레가 적당히 우는 정도가 아니라
어찌나 데시벨이 높은지
밤에 가만히
명상을 하거나 누워있으면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다..
(왜 이래 서울에선 온갖 공사 소음과 오토바이 자동차 소리로 괴로웠잖아ㅜㅜ
시골이 그리웠잖아!!)
나방아 널 어떻게 밖으로 보내줘야 할까.. 창문열었다간 더많은 곤충이 유입될것같은데
엄마 집 주변으론 조용히 앉아있을만한 카페도 없고,
카페까지 나가려고 버스를 타기엔 버스도 거의 없다^^
그렇다고
혼자있을 숙소를 구하기엔 돈이 너무 아쉬운 처지다.
말인즉슨,
제주에 온 닷새째
제대로 나만의 모닝 루틴(리추얼)도 못하고,
에세이 콘텐츠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늘 반복해온 루틴이 무너지니
여행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마냥 즐겁고 싶었는데..
이게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의 현실이다.
여행을 가면 시간이 가는 게 마냥 아쉬울
직장인과는 다른
홀로 수익창출을 해내야만 먹고살 수 있는
프리랜서의 삶.
그래서 쉬어도 할 일을 끝내지 않으면
마냥 마음이 놓이지 않고,
할 일이 있고 내가 쓸모 있는 행위를 하고 나서
남은 시간에 쉬어야 마음이 놓이는 부류.
근데 그 "남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딱히 모르겠어서
일, 휴식, 일상의 경계선이 모호한 이들.
물론 슈퍼일잘러 프리랜서는
루티너리 하게 자신의 일상에서 일할 시간 딱 하고,
업무량을 딱 어느 정도 끝내고,
나머지 시간에 가족과 친구 애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만..
난 아직
일은 일대로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내가 하루에 할 수 있는 업무량과 강도 측정이 잘 안 된다.
휴식은 휴식대로 진짜 기똥차게 신나게 놀고 싶은데
그 놀이가 하루 이틀 이상이 되면 맘 편하게 놀지 못한다.
그래서 3일 이상 떠나는 여행은
중심을 잡기 참 어렵고 난감해진다.
일과 일상의 균형이 잘 잡혔다 싶으면
여러 변수 앞에 무너지고,
무너졌다 싶으면 또다시 이리저리 핸들을 돌려가며
내게 맞는 루틴을 찾아가는
나는 3년 차 프리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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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며 여행하고 글을 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인문적 삶을 살려니 인생이 도전적 실험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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