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창옥 교수님의 유튜브 강의를 봤다.
어그로 끌기 좋은 제목의
평생 헤어지지 않을 사람을 만나는 법
이라고 하지만 결국 내용은
현실적이었다. 그래서 맘에 와닿았다.
어차피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잘 살게 되있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을 만나도
잘 사랑하고 살 사람이다.
그가 싱글인 삶의 타이밍에 나와 만난 것 뿐이다.
그런 것처럼 나또한 그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면
그를 사랑할 수 있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면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운명론에 입각해 생각하면
얼마나 씨니컬한 발언인가 ㅎㅎ
누군가를 만나기전까지는,
누구를 만나느냐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일단 누구라도 만났으면 어떻게 만나느냐가 전부가 된다.
더이상 운명론에 기대서 환상적인 감정에
취해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운명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렇게 둥둥 떠올랐던 만큼
거품은 쉽게 꺼지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에서 벗어나면
너는 내 운명이야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더이상 새로운 누군가를 갈구하고,
내 인생을 구원할 누군가가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아니라 "어떻게"에 집중하면
누구를 만났는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진다.
매순간 이 사람과 내가 서로를 잘 존중하고,
잘 듣고 있는가?
그게 중요해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다를거야.
지금 이 사람과는 다를거야 라는 기대감,
어딘가 나를 정말 온전하게 사랑하고
내가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거야 라는 기대감,
그걸 내려놓으면
지금 만나는 사람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감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결국 그토록 우리가 염원하는 "영원한 사랑"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한 사랑은 없단 걸 알았을 때
영원한 사람도 없단 걸 알았을 때
우린 오히려 영원함을 위해 노력하고, 맞춰간다.
그만큼 함께 노력해왔고 맞춰오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쉽지 않은지 아니까.
언제든 그가 나를 떠날 수 있고,
나도 그를 떠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우린 더 간절하게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그 어렵고 괴로운 짓을
새로운 사람과 새로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아질 때,
이미 충분히 이 사람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이대로 괜찮다고 느낄 때,
순간의 욕망보다 이 사람과의 신뢰가 훨씬
중요하단걸 뼛속까지 느낄 때.
영원한 사랑을 향해 함께 손잡고
한발한발 걸어가는 사랑을 하게 된다.
결국 답은 시간밖에 모른다.
그와 나,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
그저 지금을 살 뿐이다.
현재에 내가 아는 것들로
상황과 그 사람을 해석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말과 행동을 할 뿐이다.
연애와 관계라는 것도
그 순간에 겪은 일들이
그 이후에 바로바로 이해되고 해석되기보단
겪었던 그 각각의 상황과 말들이
각자 다른 시기에
이해되고 해석되곤 한다.
무려 4-5년이 지나서야
그땐 뭐가뭔지 몰랐던 것이
일련의 사건들을 혼자 겪고
그 때와 비슷한 일을 다시 겪을때
그제서야 이해가 되곤한다.
그렇듯
지금 우리가 겪는 일도
지금 이순간 다 이해되고 잘 해석되지 않을 수 있단
사실을 인정하려 한다.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그 애달픈 내 마음은 너무나 공감하나
그 애간장 녹는 마음이
또 우리를 그만큼 아프게 피곤하게 한다는 걸
이미 너무나 잘 알아버린 나머지
마냥 좋아라 헤벌쭉 거릴 수가 없다.
연애의 단맛보다
그 끝의 쓴맛을 너무나 잘 기억하는 나는
엔돌핀에 취해있지 않고
차분한 지금의 내 상태를 훨씬 좋아한다.
그 불안정하지만 아름다웠던 20대의 감정이 그립기도 하고,
더이상 그렇지 못한게 아쉽기도 하지만
난 이미 그것을 충분히 겪었고
더 겪었다간 부정맥에 걸릴걸 알기 때문에
지금 더 성숙하고 차분해진 내가 좋다.
자꾸 나이를 의식하려 하고 싶진 않은데..
그런 면에서
그 20대 폭풍의 중심에 서있는 25살의 남자와
갓 20대에서 빠져나와 30대를 맞이한 여자가
공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