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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에 춤추는에세이스트
Jan 23. 2024
그게 정말 당신의 삶에 지속가능한 일입니까?
스페인 워홀 25일차
온전히 춤만 추기엔 난 너무 부자가 되고 싶고,
돈만 밝히고 살기엔 예민한 감수성때문에 도저히
그렇게 살 수가 없다.
춤을 내려놓고 돈에만 집중하는 시간도 가져봤고
돈을 내려놓고 온전히 춤에만 집중하는 시간도 가져봤다.
이도저도
결국엔..
돈에 치우치면 너무 삶이 메알라지고,
춤에 치우치면
너무 가난해진다는
걸 느껴서
지금은 그 사이 어딘가를 항해중이다.
접점을
찾아보려 매일 고민하고 노력한다.
스페인 워킹홀리데이를 온 것도 그 실험중에 하나다.
외국에 나와서도 먹고 살기 위한 돈을 벌며
춤을
출 수 있는가?
그건 한국보다 환경이 좀 더 쉬운가?
한국에서 만드는 콘텐츠보다 스페인에서 만드는
콘텐츠는 더 매력적일 수 있는가?
그런 걸 몸소 체험해보고 싶었다.
SNS
엔 너무 많은 콘텐츠가 난무한다.
대중적이고 쌈빡해서 흥미를 끄는 콘텐츠
정보를 주는 콘텐츠
돈을 벌게 해준다는 콘텐츠..
이리저리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이런저런 콘텐츠를 시도했고,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지속하지 못 하는 나 자신을 늘 탓했다.
'
넌 의지박약이야..'
근데 컨셉을 바꾸더라도 꾸준히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공부하고,
고민하니 알게 됐다.
'
내가 정말
의지박약일까?
아니 나답지 않은걸 억지로 하려고 하니 당연히 지칠 수 밖에..
특히 나처럼 섬세하고 예민한데 열정적이기까지 한 사람이면 더 빨리 지칠 수 밖에.'
춤 콘텐츠 이거 찍어봐, 저거 찍어봐
나에게 권해지는 피드백은 수백가지다.
근데 그게 정말 나에게 지속가능할까?
나 아니어도 춤 잘추는 사람, 웃기게 추는 사람, 중독성있게 추는 사람
너무나도 많다.
정보는 차고 넘치고, 재미도 차고 넘친다.
넘치다 못해 폭발할 것만 같다.
이 미칠듯한
콘텐츠 과잉의 시대에 하나를 더 추가하지 않아도
이미 그 똑같은 걸 하는 사람은 질리도록 많다.
그래서 스페인에 오고 몇주간은
뭘 올리기가 다 싫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뭘 올려도 어차피 새로운 건 아닐테니까.
내가
아니라도 누구든 다 할 수 있는 말을
나까지 반복함으로 피로감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
올리려는 콘텐츠와 겨우 생각해낸 아이디어들이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단 생각..
온갖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다 본질이 아니란 걸 알겠다.
그럼 뭘 올릴 수 있을까?
무슨 콘텐츠를 만들어야
금방 현타가 오지 않는걸까?
뭘 만들어야
누가 하래서 했는데 결국 별볼일 없잖아, 라고
남탓하는 생각이 안 들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충분히 나답지도, 충분히 대중적이지도 못해서
어설프게 어줍잖게 이것저것 따라하는 것들은
촌스럽기 그지없다.
마치 람보르기니로 밭을 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쓰여야하는지
모른채로 세상의 소음에 주의력이 결핍되고,
산만해진 채로 정신없이 휩쓸려가다가
어느새 내가 누군지도 잃어버리고 사는 거 아닌가?
이제 그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콘텐츠
지속가능한 콘텐츠에 대해 사유해볼 시간이다.
Today's Discover
오늘은 Tamariu 라는 해변을 갔다.
여름이면 사람으로 말도 못 하게 가득 찬다는 해변이,
살바도르 달리가 그토록 사랑했다는 해변이,
이 겨울엔 완전히 텅텅 비어 한두명의 낚시꾼을 지나쳐
바다를 따라 걸으면 오롯이 나 혼자뿐이다.
나 밖에 없다!
아아아아아!!!
하고 막 소리를 질러도
눈치 볼 일이 하나도 없었다.
한참을 혼자 놀면서 여름엔 이 곳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얼마나 실컷 수영을 하고
이 수많은 다이빙 스팟에서 마음껏 뛰어내릴 수 있을까
상상하니 설렜다.
이 추운 겨울엔 혼자일 수 있어서 좋고,
여름엔 함께 일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매일 조금씩 처음보는 풍경들을
찾아나서고,
얼마 걷지 않아 늘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널브러져 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음미하다 집으로 돌아온다.
요즘 빠져있는 나만의
재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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