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을수록 잘 가고 있다는 거예요

이 글을 넌 안될 거다 라고 때로는 지나가는 말로 툭,
때로는 앉혀놓고 강한 어조로 말하신 모든 분들께 바칩니다.
인도 요가의 교과서라 불리는 "요가 디피카"의 서문

요가 지도자 과정을 공부한 뒤 사놓기만 하고 몇 달을 묵혀둔 책이 있다.

책 서문의 첫 몇 줄을 읽고 그렇게 놀라고, 깊은 위안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현재는 요가의 경전이라 불리는 [요가 디피카]라는 책을 쓰고, 전 세계 수백만이 넘는 제자들을 수행하게 한 전설적 요기 B.K.S 아헹가조차 책을 소개하는 서문에서 자신을 알아봐 주는 친구들과 제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존재할 수 없었을 거니와, 자신감이 없어 의욕을 잃었을 것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나도 예전엔 그런 착각을 했었다.

성공한 사람은 "타고나길"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다.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김연아 같은 사람은 타고나길 근기가 높은 사람이야. 우리같이 근기가 중간쯤인 사람들은 이번 생에서는 부지런히 알뜰하게 살아가는 게 최선이고 그렇게 공덕을 쌓다 보면 다음 생에선 그렇게 근기 높은 사람으로 태어날 수 도 있어." 그러니 이번 생은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고 말이다.


그뿐이었을까..

내가 학교를 나와 홈스쿨링을 선택할 때도,

23살에 무용을 시작할 때도,

탱고를 그만두고 현대무용을 할 때도,

현대무용조차 그만두고 지금의 춤추는 에세이스트가 되기까지.

그 영역에 포진해 있는 분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그랬다.

'네가 뭘 안다고. 네가 아는 지식과 경험치는 이제 겨우 핏덩이야. 넌 잘못 선택한 거야.

살다 보면 언젠가 내 말이 생각날 거다. 나중에 후회할 거야"


한 때는 그 말이 삶이 다 무너질 것처럼 아파 자살을 시도하려 한 적도 있을 만큼

그 말들은 겪어도 겪어도 차가운 칼날같이 늘 새롭게 아팠다.


그런데도, 난 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정착하려 하면 떠나고, 안정되려 하면 떠나길 반복했을까?

아버지 곁에 있을 때 아버지의 말속에 내가 그릴 수 있는 모든 최선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그 뒤로도 탱고를 할 때도, 현대무용을 할 때도, 늘..

내가 그 안에서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미래를 그렸을 때마다

그건 내 삶이 아니야

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돌아보면 나는 늘 그랬다.

남과 경쟁해서 이기려 죽어라 노력하지 않아도, 타고나길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게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나약하고 의존적인 나는 사람을 찾았다.

나와 같은 처지와 상태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찾았고, 그들을 퍼스널 브랜딩, SNS 콘텐츠 제작 계통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 들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삶의 스토리 속에서 느꼈다.

저들의 과거가 나의 지금과 똑같구나. 그러니 나도 성공할 수 있다.


B.K.B 아헹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요가 사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듯,

나란 사람이 '내가 가진 그릇은 이 정도야. 난 이 것밖에 못해.'라고 미리 결정지어버린다면,

세상에 나를 알아주고, 내가 줄 수 있는 깨달음을 필요로 할 수많은 이들을 등지는 행위가 아닌가?


내가 지금 딛는 발걸음이 작고 보잘것없는 것 같아도

정말 많은 이들에게 삶의 큰 전화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됐다. 아니, 알게 됐다.


그것이 비록 내가 불완전하고 나약한 모습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비록 내가 대단히 다양한 테크닉을 멋지게 구사하는 무용수가 아닐지라도.

그 시작은 준비된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이 아니면 안 될 때인 지금부터


아무렇지 않게 한 말로 참 많이 상처 받았던 말들

"네가 어린 나이에 무용 시작한 것도 아닌데..

무용 취미로 해, 전문인으로 해?

무용수로 살고 싶으면 가난을 선택한 거야."


누가 예술하면 가난하라 했는가 누가.. 누가 그 기준을 정해줬는가?

실은 주인도 없고, 특허도 없는 결국 공중에 떠다니는 구름과도 같은

그 틀로 사람을 얽매고 자존심 세우는 것이란 걸

사실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란 걸 이제는 구분하게 됐다.

그리고 내 안에도 자꾸 나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을 세우고 꼰대처럼 말하려는 내가 있음을 느낀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우린 수많은 벽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게 더 맞다, 높다고 여기는 그 자존심 내려놓기

내 노력을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았을 때 상처로만 받아들이지 않기 등등


무용계에 꼰대로 남는다면 내 밑에 남는 이들이 해봤자 열명 남짓이겠지만

꼰대이길 기꺼이 포기하고 황야로 나아간다면 내 밑이 아니라

내 곁에 선 수많은 이들이 나를 알아보고, 서로 지켜주고,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


콘텐츠 제작을 배우고 행한지도 어언 1년

에세이 책 출간도 준비 중이고, 수강생분들도 꽤 많이 찾아오시는 요즘 드는 생각이

삶이 단순히 나 하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는 것.

내게 영감을 받고, 내 삶의 스토리에 감동을 받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렇게.. 나와 같이 특출 난 사람이 아닌 보통의 사람들도 예술가로 성장하고,

돈을 잘 벌 수 있단 걸 말만이 아니라 현실로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느낌.


찌질할 땐 한없이 찌질하고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나 같은 사람도

꿈꾸던 삶을 향해 나아가고, 꿈이 되어갈 수 있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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