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작년 여름소리를 잊어버리고 살았다.
가만히 눈 감고 누워있는데 소리가 생생히 들린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울리는 매미소리.
츠흐흐흐흐흐...츠흐흐흐흐...
소리의 볼륨이 점점 높아진다.
배에 올려둔 따뜻한 핫팩은 여름의 따뜻함을 전한 듯, 소리와 함께 내 몸을 감싸준다.
밤새 더운 열기를 잡았던 에어컨 소리 대신 매미가 울어댄다. 고맙다. 살아있어서.
왜 안 보이는 걸까 물었던 지난 무더운 날.
이젠 안심이 된다.
약 삼 년 전, 내 등에 업혔던 아이.
양팔에 안겼던 내 아이와 매미 소리 따라 길을 걸었던 우리가 생각난다.
더위를 피해 밤하늘의 별을 찾으며 걷던 우리.
초록잎이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어두운 매미를 찾아 오래 걸었던 우리.
그 아이가 커서 창 밖을 바라본다.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며 씩 돌아보며 웃는 얼굴로 나를 본다.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 엄마를 향해 , 조금은 멋쩍은 표정으로 웃지만 나는 그 의미를 안다.
맑은 하늘과 반짝 거리는 낮의 풍경,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간지럽힌다.
이 소리가 그리웠다. 매미의 소리가.
익숙했던 그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지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다.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 도로를 타고 끝없이 달리는 자동차 소리들.
비가 개고 난 후에 울리는 소리들이 나를 깨웠다.
곱게 닫혔던 마음이 살며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