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약속 취소
외로움에 압도될수록 더욱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만나 웃고 떠들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더 커지는 외로움을 느끼고 싶지 않았고,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만 둥둥 떠 있는 기분을 견딜 수 없어서 그렇게 더 외로워져 갔다. 자주 사람들과의 약속을 취소했고 숨어 버렸다. 나에겐 상대적 외로움이 절대적 외로움보다 훨씬 더 무서웠기에.
누구도 나와 모든 시간을 공유할 수는 없다. 카드 돌려 막기하듯 사람으로 외로움을 돌려 막는다면 오히려 외로움만 더 불러일으키는 격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함께해 줄 누군가를 원하고 또 찾는다. 함께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혼자일 수 없어서.
하지만 외로움은 누군가 옆에 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찾지 않아도 될 때에야 비로소 누군가를 옆에 둘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외로움을 조금은 견딜 수 있게 된다.
그때까지는 외로움을 마주하고 나와 잘 노는 방법을 터득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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