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아 말아? (2)

애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by 춤추는 목각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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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낳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하지만 동시에 애를 낳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참 아이러니 하다. 애를 낳고 안 낳고에는 타협점이랄 게 있을 수 없는데, 정확히 반반의 입장 차이로 마음이 계속 왔다 갔다 한다.


애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순간은 애기들이 예뻐 보일 때다. 확실히 오빠랑 나랑 둘 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애기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엄마 품에 안겨있는 쪼꼬미부터 아장아장 걷는 애기들까지. 마냥 순수하고 귀여운 아기들의 모습을 보면 엄마도 아닌 내가 엄마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린 애가 있으면 진짜 잘 키울 것 같긴 해'라는 말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육아는 애한테 올인하지 않는 육아이다. 둘 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겠지만 우린 서로가 숨 쉴 틈을 잘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빠는 '나는 자신 있어'라고 늘 말한다. 나 혼자 힘들게 내버려 둘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아서, 그리고 애기한테 얼마나 잘할지 눈에 다 보여서, 그런 오빠의 모습을 상상하면 그래도 좀 용기가 난다.


아기를 낳고도 행복하게 잘 사는 커플을 보는 것도 확실히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그런 커플들을 볼 때면 자연스레 둘이 아닌 셋을 상상해 보게 된다. 한 예로 내 동료 중 한 명은 부부 둘 다 등산과 캠핑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어린 아들과 함께 제주도 트랙킹을 하고 왔다. 아빠 등에 업혀 있는 곰돌이 한 명과 그 옆에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괜히 좀 부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나랑 오빠는 매 년 결혼기념일마다 자전거 여행을 떠날 정도로 둘 다 자전거 타는 걸 정말 좋아한다. 셋이 함께 달리는 거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오빠 등을 보며 달리는 것도 좋은데, 오빠와 내 아이가 함께 달리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주변에 엄마 아빠가 된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죽을 만큼 힘들지만 미치도록 행복해'라고들 말한다. 인생 최고의 고통과 인생 최고의 행복을 모두 경험하는 출산과 육아. 우린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릴까? 계속해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이 질문의 답을 찾아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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