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그것도 대단해.

내 한국어에 독일어로 답하는 너

by 단단한 이

네가 아빠랑 만든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참 루돌프에 빠져 있었던 것,

크리스마스트리에, 선물에,

너의 일상이 보이는 이야기였어.


그런데 우리는 왜 부모가 없는 아이였을까,

왜 까만 선물이었을까

너의 마음이 궁금했지.

Es war mal ein Kind.
한 아이가 있었어.

Das hatte keinen Vater und keine Mutter.
그 아이는 아빠도 없고 엄마도 없었어.

Das Kind hatte einen Weihnachtsbaum
그 아이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어.

Und es hat einen schwarzes Geschenk gefunden hat sich gefragt von wem das Geschenk wohl
그리고 아이는 까만 선물을 찾았어. 누가 보낸 선물인지 스스로에게 물었지.

Aber das Geschenk machte komische Geräusche.
그런데 그 선물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어.

Und das Kind hatte sich umgedreht und geschaut ob das das wirklich das Geschenk war.
아이는 선물을 돌려도 보고, 쳐다도 보면서 이게 진짜 선물인지 생각했지.

Das Geschenk bewegte sich und machte Geräusche und es drehte sich auf die Seite. 그 선물은 혼자 움직이기도 하고 소리도 내고 돌아가기도 했어.

Es war Weihnachten.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었어.

Das Kind hat das Geschenk ausgepackt und es war ein baby rentier.
아이가 선물을 풀었지. 거기에는 아기 사슴이 들어 있었어.

Und das Kind freute sich und freute sich und das Rentier wuchs und Wuchs und wurde größer.
아이는 기쁘고 기뻤어. 그리고 아기 사슴은 자라고 또 자라고 점점 커졌어.

Sein Name war Rudolf
그의 이름은 루돌프야

Ende!
끝!



내가 외출하고 온 사이 아이와 아빠가 둘이 만든 이야기였다. 아이가 이야기하고 아이 아빠가 물어보며 채워 놓은 이야기였다. 남편은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녹음해서 나에게 문자로 보내 주었다.


독일어와 한국어를 태어날 때부터 함께 하는 아이는 독일어로 이야기를 저만큼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한국어로는 저렇게까지 해 본 적이 없다. 특히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아이는 내 모든 한국어에 독일어로 대답하는 중이다.


아이에게 한국어를 할 수 있다고, 엄마가 물어보면 다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해 주면 아이는 고개를 젓는다. 한국어와 독일어를 다 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라고 말해 줘도 아이는 믿지 않는다. 아이의 마음에서 한국어를 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 그 불씨를 살리려 노력 중이다.


아이에게 한국어를 공부로 가르치고 싶지 않다. 아이가 두 세계를 각각의 언어로 만나고 느끼고 경험했으면 한다. 그래서 언어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 또 얼마나 비슷한지 누리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언어로 세상이 넓어지는 것, 그렇게 자유로워지는 것.


하나 더 있다면 아이의 한국어와 독일어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지 말고 그걸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 지금 여기까지 할 수 있구나. 한국어로 대답하기 힘들면 독일어로 해도 된다고, 그런데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면 같이 말하면 된다고. 독일어로 말할 때 생각이 안 나서 더듬거려도 괜찮다고, 네가 다 말할 때까지 우리는 기다리고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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