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도시락을 싸고 있습니다
수제 단무지와 차요태 절임, 삶아 놓았던 닭가슴살과 식감이 좋은 궁채 장아찌를 잘게 다졌다.
색깔을 낼 당근도 후다닥 썰어 놓고 깊고 넓은 웍에 식용유를 휘리릭 뿌리곤 찬밥을 넣는다.
국자로 뭉친 밥을 꾹꾹 눌러가면서 펴주다가
썰어놓은 재료를 몽땅 넣고는 나무주걱으로
힘껏 휘젓듯이 볶는다.
잽싸게 계란 세알을 풀어서 미리
달구어 놓은 프라이팬에 휘리릭 뿌려주곤
긴 나무젓가락으로 익어가는 노릇한 면을 심술쟁이처럼 마구마구 흐뜨러본다.
몽글몽글하게 익은 스크램블을 볶아놓은
모든 재료에 쏟아붓고
골고루 섞어주니 *내 맘대로 표*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맛을 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데다가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참, 좋다.
아이들의 도시락을 싼 지도 15년째,
고등학생인 두 딸에게 이젠 챙겨 줄게
거의 없지만 이작은 손길이
그네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 주길 바라며
나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