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6주 (16)

머틀 비치의 낚시꾼들

by Baraka

훼잇빌에서 돌아온 다음날 오후에, 우리 가족과 선배네 그리고 그의 친구들 두 가정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머틀 비치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인데 우리가 머물 곳은 머들 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에어 비 앤비 하우스다. 여행을 떠나는 네 가정 중에 두 가정은 낚시가 취미라고는 하지만 진심으로 베테랑 낚시꾼들이다. 두대의 큰 차가 우리를 태운 차보다 앞서서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속도가 마치 바퀴에 날개를 달은 듯 미끄러져 나간다. 앞차에서 바다로 향하는 기대감 와 신남의 기운이 뒤를 쫓는 우리에게 조차 느껴질 정도다. 여행이란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데 전환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유사장님과 정사장님과 선배네는 고된 삶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케냐에서 안식월로 미국에 온 우리 가정을 위해서 귀한 돈 같은 시간을 내주었다. 특별히 선배네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3박 4일 동안의 여행 경비를 전부 지원했으니 우리는 참말로 송구하고 감사할 뿐이다. 머틀 비치로 떠나는 네 가정은 그 누구든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들린 쉼터 호숫가에서 하늘을 향해 치솟은 소나무의 내음을 맡으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충만함이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다.


머틀 비치의 밤바다엔 한낮의 더위를 피해서 나온 사람들이 머리카락을 나부끼는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를 즐기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채 열기가 가시지 않은 모래 위에 앉아서 담배를 맛깔스럽게 피우고 있거나 머리 위에 조명기구의 빛으로 그녀가 원하는 조개껍질을 찾고 있었다. 그 위로는 낚시꾼들을 위한 방갈로가 바다를 향해 쭉 뻗어있었고 누구든 밤바다가 주는 기쁨을 황홀하게 느끼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방문한 미국에서 바다 끝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넓고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것은 나의 그 어떤 공로나 수고 때문이 아닌 기적으로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이것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다.

밤에 방갈로 낚시터에선 유사장님과 정사장님이 은갈치를 낚고 있다. 그네들은 차로 6시간을 달려오자마자 물고기의 간절한 부름에 화답을 하듯이 신속하게 낚시터로 달려 나왔다. 진정 낚시를 사랑하는 분들이다. 갈치 철이 아님에도 두 분 내외분은 4시간 동안 갈치를 8마리나 잡았다. 정사장님이 숙소의 형광등 아래에서 은빛 몸매를 자랑하듯 누워있는 갈치를 정교한 손놀림으로 회를 뜨는 내내 유사장은 치킨타월로 구석구석 핏물을 닦아내고 잔해물들을 제거하며 그의 일손을 거들었다. 1957년생 동갑내기 사장님들은 취미도 같을 뿐 아니라 서로의 필요를 잘 채워주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갓 잡아 올린 갈치 회를 처음 먹어본 우리 가족의 입에선 연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8월에 고 2학년이 되는 딸아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은 회다. 어린 소녀가 쫀득쫀득한 회를 즐기는 모습에 어른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숙소에는 방 4개가 있었고 방 2개엔 화장실이 딸려 있었다. 부엌 한쪽엔 드럼세탁기와 건조기가 마련되어 있었고 커다란 양문용 냉장고와 그릇 세척기, 커피내림기, 주방용품 그릇들과 냄비들, 약간의 조미료, 콘프레이크 3종류, 우유와 간식용인 빵, 땅콩, 과자류 그리고 샤워용품들과 타월이 준비되어 있었다. 커다란 TV가 방 4개와 거실에 설치되어 있어서 딸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침대 위에서 뒹글뒹글거리며 Barbarian 공포영화와 한국 드라마 1988, 킹 더랜드와 예능프로인 무한도전을 무한반복으로 보면서 마냥 행복해한다. 이 좋은 숙소를 리서치하고 예약을 한 사람은 정사장님의 따님이라고 한다. 역시 딸은 사랑이다. 우리는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 해가 뜨면 또다시 머틀 비치로 나갈 것이다.


정사님과 유사장이 낚싯대로 갈치를 잡다
머틀 비치의 갈치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