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삶

꼭 필요하지 않은 것부터 정리하자

by Baraka



아이들이 연습용으로 사용하던

1985년 산 영창 피아노는

창을 등지고 앉아 장식품이 된 지 오래되었다.
엄마인 나도 피아노를 안 치니

온라인으로 중고품 시세를 알아본다.

2년 전에 지인이 선물로 주고 간

식기 세척기는 한 번도 사용을 안 했다.

세탁기 옆에서 은빛 찬란함을 내뿜으며
도도하게 서있는 바람에

한인 벼룩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두 딸이 초등학생 때 아빠에게

벙커 침대를 만들어 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남편은 몇 날 며칠을 혼자서 침대 도면을 그렸었다.

현지 목공소에서 주문제작을 했던 벙커침대는

딸들 눈에 벗어난 지 한참이나 되었으니

머리를 갸우뚱거리다가 단호하게 팔기로 했다.

성능이 좋은 민트색 냉장고는

아담하고 색깔이 예뻐서 내가 유일하게

애정하는 가전제품이지만

전기세도 아낄 겸 꼭 필요하지 않으므로

큰맘 먹고 정리하기로 했다.


안녕을 고할 물건들을 보니

시원섭섭하지만

맘을 굳게 먹고

어떤 걸 정리를 해야 할지 고민하며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1985년도 산 영창 피아노
케냐에서 식기 세척기도 팔려요
애정하는 삼성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