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던 뇌기능
어제는 저녁을 먹고 침대에서 뒹글뒹글거리며 쇼츠를 오랜 시간 봤다. 보는 내내 맘이 편치 않았다.
'내가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때와 달리 검지 손가락은 계속 스마튼 화면을 누른다.
늙은 굼벵이처럼 꾸물꾸물거리다가 마침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느릿느릿 샤워실로 들어간다.
뜨거운 물로 두들겨 맞듯이 샤워를 하고 나니 둔한 뇌가 서서히 정신을 차린다.
요 며칠 동안은 한인 카톡방인 벼룩시장에 집에서 사용을 안 하는 물건을 올렸다. 나름 이것도 생산적인 일이라고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관계가 형성되다 보니 소통을 하는 게 꽤나 신경이 쓰였다. 안 쓰던 뇌 기능을 사용하니 엄청 피곤하다.
그래서일까.
평소 안 하던 짓을 몇 시간이나 했나 보다. 스마트 폰을 든 왼손이 아플 정도로 말이다.
'이것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뭐, 그럴 수도 있지, 수고했잖아!' 라며,
나 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럽게 대하며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