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에게 큰 기쁨을 주는 허브가 있다.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로즈메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허브 종류 중 하나이다.최근 들어서는 꽃 대신에 로즈메리를 선물로 준다. 누군가를 만나기라도 하면 로즈메리 한 묶음을 안겨주기도 하고 한식 반찬을 챙겨 갈 때면 3~4개를 꺾어 넣어 가곤 한다. 강한 양념 냄새가 차와 옷에 베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때로는 로즈메리 워터를 만들어 머리카락이나 얼굴에 뿌려주며기분이 상쾌하다.
S가 밤마다 잠을 깊이 못 이룬다기에 로즈메리를 꺾어 종이가방에 한가득 담아준 적이 있다. 그녀는 예쁜 글라스에 로즈메리를 나누어 담은 사진을 보내왔다. 그녀가 로즈메리로 깊은 잠을 잘 수만 있다면 매일이라도 꺾어다 주고 싶다. P의 이사 간 집을 방문할 때도 꽃이나 화분 대신 로즈메리를 한 바구니선물했다. 그녀의 거실에서 향긋한 냄새가 2주 동안이나 났다며 무척좋아했다.
지난해는 올리브유와 로즈메리 잎을 병에 넣어 중탕으로 끓여서 오일을 만들었다. 천연 페이스 오일 재료 중 하나로 사용하고 있으니 이놈은 참으로 유용하다.
아침부터 손가락에 검은 물을 들여가며 로즈메리를 꺾었다. 노란 봉지 안에 향기를 품어내며 도도히 서있는 로즈메리는 기분 좋음 그 자체다.
케냐 우리집 정원에서 자라는 로즈메리
천평이나 되는 카페를 간 적이 있었다. 양철로 지은 가게 안에는 빵을 굽고 있었고 친환경이라는 값비싼 음식이 진열되어 있었다. 샵 앞에는 케일과 시금치, 옥수수, 당근, 비트 잎, 민트, 고구마, 릭, 토마토, 브로콜리 그리고 서양 호박과 처음 보는 고추냉이뿌리가 판매되고 있었다.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넓은 야외에는 여섯 명쯤이나 앉을 만큼의 크기인 테이블이 15개쯤놓여 있었고 카페 주위로는 커피나무가 심겨 있었다. 카페 실내 소파에서는 주인인듯한 백인 남자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주인은 땅을 사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99년 동안 사용한 후 다시 계약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가 60쯤 돼 보이니 그가 120살까지 산다고 해도 앞으로59년은 케냐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 채소, 긴 뿌리는 고추냉이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나는 카푸치노를한 친구는 아메리카노를한 친구는 홍차를한 친구는 커피 라테를 그리고 한 친구는 케냐에서 다화라고 불리는 진져 티를 주문했다. 다화는 스왈리어로 약이라는 뜻이다. 진져 티는 뜨거운 물에 갓 간 생강과 레몬즙과 달달한 꿀을 넣으면 톡 쏘는 알싸함과 새콤달콤하기까지 한 것이 입맛과 기운까지 돋운다.
케냐 사람들은 생강이 들어 간 홍차를 즐겨 마신다.탄산음료에도 생강이 들어간 스토니가 있다. 커피의 생산지 나라에서 커피보다 더 사랑하는 차는 홍차이다. 커피는 해외로 거의 수출된다. 또한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비싼 커피보다는 홍차를 즐겨 마신다.집뿐만 아니라 일터, 음식점, 길거리에서 조차 홍차는 허기짐을 달래기도 하는 케냐 국민차다. 홍차는 물과 우유를반반씩 넣고 끓이다가 차 잎이나 티백을넣는다. 기온이 내려가는 날에는 생강이나 마살라를 넣어 마시기도 한다.
한참이나 우리는 책에 대해, 글에 대해 더불어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새 달달한 꿀 냄새를 맡고 벌들이 진져 티를 찾아들었다. 아무리 벌을 좇아내도 계속 테이블을맴돌아 결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남자 직원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마른 로즈메리였다. 향을 피울 때나 사용하는 작은 사기 용기 위에 불을 붙인로즈메리를 올려놓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기분 좋은 향이 테이블 주위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좋은 로즈메리가 곤충과 벌레에게는인기 없는 허브였다.
그날 오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바구니에 수북이 담아 두었던 잘 마른 로즈메리 가지를 꺼내 들었다. 큰 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 온 생선 모양의 도자기 위에 로즈메리의 가지를 반으로 잘라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마른 로즈메리가 '타다닥' 타 들어가며 향긋한 냄새가 집안으로 퍼졌다. 특별히 생선이나 삼겹살을 구운 날에는 로즈 메리를 태우면 한방에 냄새를 잡아 준다. 밖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웠다. 집안에서 진한 향기를 다 뿜어내고 바싹 마른 로즈메리를 갖고 나온다. 남아있는 불꽃에 이놈을 얹어 놓으니 모기풀처럼 사방팔방으로 연기가 퍼지면서모든 향기를 쏟아낸다.
숯불고기 끝마무리는 로즈메리로
5년 동안 꽃을 피우지 않던 로즈메리에 꽃망울이 생겼다.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 오른 줄기를 따라앙증맞은 꽃이피었다. 오늘같이 화창한 날에는 꽃 대신에 로즈메리를그대에게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