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이 시작되는 토요일 밤이었을 것이다. 청년부 임원들 몇몇이 전도사의 집을 방문한다. 전도사 부부는 시골에서 부모님을 잃고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었다. 방 2칸 지하방에서 평범을 넘어서 비범하게 살아가는 젊은 부부의 삶에서 미미 씨는 충격 그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그날 이후로 미미 씨는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는 전도사의 권유로 신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심한다.
신학교 입학을 앞둔 미미 씨에게 전도사는 자신의 집에서 공동체 생활을 권유해 왔다. 반지하의 큰 방에서는 저녁마다 기도회가 있었다. 그녀는 젊은 전도사 부부처럼 살아가고 싶은 열망이 커져만 갔다. 그들의 삶이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답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못 되어서 전도사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된다.
어떤 날은 전도사 부부가 방문을 닫아 놓고 언쟁을 높이며 싸움을 하고 나면 부인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그녀는 밥도 먹지 않은 채 며칠을 누워 지냈다. 어떤 날은 전도사의 기준에서 학생들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안 들기도 하면 얼굴 표정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그런 날은 그의 비위를 건드린 아이는 반드시 1대 1일의 면담이 있었고 아이들의 뽀얀 얼굴에서 커다란 손자국을 보곤 했다. 그 지하 방에서는"Yes" 만이 존재했다.
열등감 덩어리인 전도사는 하나님을 빙자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정하고 있었고 그들의 세계에서 그는 공포의 신이었다. 그는 집 밖에서는 천사의 탈을 쓰고 집안에서는 지독한 독재자의 탈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미미 씨는 그들의모습에서 그녀의 미래가 될 것이 뻔히 보였기에 공동체 생활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예상했던 데로 전도사 앞에서 그녀의 의견을 표현하는 순간, 눈앞으로 몇 번이나 번쩍하고 불빛이 지나갔다.
미미 씨는 치욕스러운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두 주먹을 움켜쥐고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