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있으랴

아들에게

by Baraka

어젯밤부터 내린 비는 아침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날이 밝아 올 수록 빗줄기는 멈출 것이고 새들은 큰소리로 지저귀 일 것이다.

보라 씨는 이 아침에 기다림에 대해 묵상을 해 본다. 욕심이나 조바심 내지 않고 그냥 기다림... 비가 멈추고 해가 났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 지나온 삶의 흔적들이 빠르게 스친다.

어두운 날이 많았지만 밝은 날이 훨씬 더 많았다.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시간은 내일로 향해 흘러간다.


만 2살 하고 6개월 때 케냐에 온 아들은 3주 후에 케냐를 떠난다. 비행기 티켓은 원웨이로 끊었다.

이번 주 토요일(5월 13일)에 4박 5일 동안 디아니 해안가로 졸업여행을 간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토요일 (20일)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그리고 1주일간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가 한국으로 홀로 떠날 것이다.


브라 씨가 보기엔 그녀의 아들은 덩치만 컸지 여러모로 미숙하고 순진하기 짝이 없다.

한국문화는 겉핥기식으로 밖에 모르는 그가 케냐를 떠나는 순간부터 오롯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새로운 삶이 막연하겠으나 미미 씨가 보기엔 의연하고 담담해 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에게 용기라는 에너지가 흘러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음이란 이래서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숲에서 한발 내딛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그 길이 꽃길일 때도 있겠으나 깊은 수렁이나 통나무 하나 걸쳐 있는 낭떠러지 일 수도 있고 평평하거나 진흙 길 일수도 있다. 그러나 걷고 걷다 보면 스스로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보라 씨는 그 무엇보다도 아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한다.


아들아, 그 무엇보다 사람을 귀히 여기를 바란다.



카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