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신이시여

by Baraka

감기약을 먹고 일찍 잠이 들었다

한참 잠에 취해 있는데

마바티 지붕 위로 쏟아지는

빗소리로 귀가 쫑긋하다

뜨거운 계절을 위한 준비로

하늘문이 활짝 열린 듯

매일 비가 내리고 있다

밤 12시다


울 동네 현지인 집에선

세탁기 없이 손빨래를 한다

우기철엔 빨랫줄 가득히

옷이 마를 때까지 널려 있다

전기가 불안정한 나라

물이 귀한 나라

인건비가 싼 나라

진흙길이 많은 나라


로칼 시장엔 외국인 가격이 따로 있고

비자 비용은 두 배 이상으로 뛰었고

외국인 카드 발급액은 10배로 오른다

이 땅에서 여전히 이방인인 나는

수도 없이 기적과 긍휼, 은혜와 지혜를

신께 구한다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