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세상이 조용하다
한순간에 전기가 '뚝' 끊겼다
온 집안에 정적이 깃든다
다행히도 빨래를 돌리던 세탁기는
오전 9시 50분에 세탁을 완수했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린다
원두커피를 내릴 수 없고
전기 포토로 물을 끓을 수도 없다
가스 위에 노란색 양은 물 주전자를 올린다
테이블 위에 성냥개비가 쌓여 만 간다
전기 없는 낮동안은 그럭저럭 잘 버틴다
책을 읽다가 '스르륵' 눈이 감겼다
오후 5시 30분 눈을 번뜩 뜨니
아직도 전기는 무소식이다
성냥개비를 집어 들어 까스불을 킨다
저녁을 먹다 보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충전해 놓은 렌턴과 초를 찾아 식탁을 밝힌다
드디어 저녁 7시 전기가 들어왔다
아이들은 샤워를 하고 유튜브를 보고
인터넷 앱으로 그림을 그렸다
소란스럽게 식구들이 이것저것 하는 찰나
전기가 다시 '뚝' 끊긴다
아이들 입에서 한숨 소리가 새어 나온다
우리 곁에 고작 40분 만 있다가 떠난 전기
나의 바람은 전기가 새벽에 들어와
스마트 폰 배터리가 충전되고
물탱크에 물이 가득 채워져
설거지와 세탁이 가능하며
변기 물을 내릴 수 있길...
그런 일상을 소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