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햇살 비추는 낮과 시꺼먼 밤도
꽃잎 흩날리는 봄과 무릎 시린 겨울도
프라이팬 위의 계란과 배달된 치킨도
긴 긴 수험생 시절과 희비를 가르는 수능시험도
안타까운 과체중과 혹독한 다이어트도
죽을 것 같던 사랑과 죽을 것 같던 이별도
콩깍지 단단히 씌어 한 결혼과
그래서 하게 된 이혼도
두 다리를 뜯어내는 것 같은 진통과 출산도
백일의 기절과 이백일의 졸도도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다시 뱃속으로 밀어 넣어버리고 싶은 비정상적 충동과
아이의 사춘기도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시작도 끝나고
끝도 끝난다.
꽃가마가 꽃상여가 되고
50여 킬로그램이었던 인간이 한 줌 가루가 되듯이
끝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끝이 있다
애타게 부르지 않아도
끝은 제 속도로 온다.
기다리는 사람 속 터지는 줄도 모르고
제 속도로 온다
걔는 결코 뛰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