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륵사르륵
바람과 나무의 속삭임을 엿듣는다
그래 내가 듣고 있다.
사르륵사르륵
바람과 나무의 포옹이 내는 소리를 엿듣는다
그래 내가 듣고 있다
사르륵사르륵
가을이 오는 설레는 소리 엿듣는다
그래 내가 듣고 있다
너희의 사랑스런 속삭임 어여쁘다
너희의 부드러운 속삭임 참 부럽다
바람은 나무에게 찾아오고
나무는 바람을 기다린다
바람은 나무가 거기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나무는 바람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는 것을 안다
너희의 변하지 않는 사랑 부럽다
함께였다 헤어져도 슬프지 않을 그 사랑
멋진 나무여서
멋진 바람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나무이기에
그저 바람이기에 사랑하는 것이 부럽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 앉아
사르륵사르륵
사랑의 속삭임 엿듣는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그 사랑
너무나 부러워서 눈물이 난다
이담에 먼지가 되면
바람과 사랑하련다
아니,
이담에 나는
바람으로 태어나련다
세상 모든 것들에 머물고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바람이 되련다
이처럼 슬픈 사랑이 아니라
기쁜 사랑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