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다면 흙이라도 쥐고 일어서라

by 흔들리는 민들레






인도 경전인 우파니샤드에서는 인간의 삶이 행과 고행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어떤 행위에는 반드시 고행이 따른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이 행과 고행이라는 두 가지의 측면이 있다면 그 내면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사람을 하나의 우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사람을 단편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입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입체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떤 개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합해서 보는 것일까?

무엇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일까?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외향적이고 긍정적이고 사교적인 측면은 긍정적일까? 내향적이고 부정적이고 사교적인 측면은 부정적일까?

어떤 측면이 긍정적이고 부정적이며 어떤 측면이 빛과 그림자일까?

세상이 인정하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 긍정적인 측면인가?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 부정적인 측면인가? 좋거나 좋지 못한 타이틀은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인가?







인간에게는 빛과 그림자가 반드시 존재한다.

어떤 사람이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타인에 대한 오만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남들보다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타인의 감각에 대한 민감한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빛과 그림자라는 것은 단순히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한 비유라기보다 인간 내면의 개발되지 않은 그림자도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인정이다. 인간의 내면에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행과 고행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하고, 그 선택이 최선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지 말지를 선택했고,

이 옷을 입을지 저 옷을 입을지를 선택했고, 회사에 갈지 말지를 선택했고, 버스를 탈지 지하철을 타고 갈지 자차를 이용할지를 선택했고,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마실지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마실지를 선택했다.

꼰대 상사의 얼굴에 사표를 집어던질지 말지를 선택하고, 무례하거나 이기적인 동료를 참아줄지 말지를 선택했다.

이 학교에 진학할지 저 학교에 진학할지, 이 사람과 결혼할지 저 사람과 결혼할지, 여기에 집을 살지 저기에 집을 살지, 월세로 살지 전세로 살지 선택했다.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 남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전문가를 만나보기도 하지만 선택은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이다.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가야 한다.





선택이라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며 도박이다.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인생은 미리 살아볼 수가 없으므로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알 수가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남들이 많이 하는 선택을 따라 해서 남들이 많이 갔던 길을 걷는 것이다.

그때에 보게 되는 풍경은 남들이 본 비슷한 풍경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위험을 부담하고 싶지 않아서 매 순간 타인들의 길을 따라서 걷는다. 현대인들이 무기력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선택에 따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기에 차라리 무기력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나온 길에 대한 반추를 바탕으로 하는 선택은 지혜로운 선택일까?

그러한 반추 없이 해본 적 없던 선택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익숙한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선택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일까, 망설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인생은 행과 고행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의 내면은 빛과 그림자로 채워져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고행은 따른다. 또 어떤 내면적인 선택을 하든 빛과 그림자는 따라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과 빛만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이 아니라, 고행과 그림자도 역시 동등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고행과 그림자가 두려워 망설이기만 한다면 혹은 남들이 가는 길만을 따라간다면 우리의 생에서 우리가 가진 잠재력은 영원히 개발되지 않은 채 땅속에 매몰되거나 공기 중에 흩어지고 말 것이다.

넘어지는 순간이 아프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넘어지면 아프고 피가 난다. 백번을 넘어졌다고 해서 백 한 번째의 넘어짐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수나 실패는 늘 쓰라리고 아프다. 그러나

넘어졌다면 흙이라도 손에 쥐고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넘어질 때마다 다른 토양을 만나 되니까.





그래! 난 백 한 번이나 넘어졌고 더럽게 아프다. 렇지만 배웠다. 안온한 삶은 절대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을. 그런 삶은 절대로 보여줄 수 없는 풍경을 았다.

선택을 두려워 말라. 어떤 선택이든 고행은 따른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 어떤 실패든 배움은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