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꼭 행복해야 하는 걸까?

by 흔들리는 민들레







화병에 꽂아둔 안개꽃 한 다발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카메라 앱을 열자 작은 동그라미가 화면 한가운데 나타났는데 그 동그라미를 터치하니 동그라미에 초점이 맞춰지고 배경이 흐려졌다. 배경이 흐려지면서 꽃에 초점이 맞으니 꽃이 더 예뻐 보였다. 안개꽃을 사진에 담으며 마음에도 안개꽃을 담았다.








사진의 작은 동그라미로 초점을 맞추며 어쩌면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초점만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넘치는 아름다운 글들 말들이 가진 초점에 동의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그건 어쩌면 전체적인 배경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이나 자기가 아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 누군가의 시선이 아닐까. 나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들 사이를 서성인다.

모든 문학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위로라고 삶과 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의 말이나 글들을 볼 때, 가끔 내 안에서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삶은 정말 그렇게, 아름다운가? 삶이 그토록 아름답다면, 왜 행복은 단타로만 오는 걸까. 삶이 아름답다면 인간은 왜 그 자체로 행복할 수 없는 건가. 삶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면 인간은 왜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일까?










삶은 때로 전투다.




삶은 아름답만은 않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더 많고,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 어렵다. 의욕적으로 살아가는 날들보다 떠밀리듯 살아가는 날들이 더 많고 기대할 수 있는 날들보다 기대를 버리고 살아야 하는 날들이 더 많다.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날들보다 무탈했다고 여겨지는 날들이 더 많은 게 삶이다.

매일매일 아~ 삶은 너무 아름다워~ 이 삶이 너무 행복해서 나는 온몸으로 이 삶을 받아들일 수 있어~라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삶의 본질이 그렇기에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아름다운 책들이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제 좀 솔직히 삶의 민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누군가 말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있다고. 그러나 짧은 단타의 행복을 여러 번 맞는다고 그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지 않은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의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다. 삶과 인간에게는 다양한 측면이 뒤섞여 있고 그래서 예측할 수도 쉽게 정의를 내릴 수도 없다. 이제는 삶이나 행복을 편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 행복이라는 가치에 의미부여를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들면 그냥 힘든 거다. 힘든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거기다가 행복하려는 노력까지 해야 하나. 삶은 힘들고 아픈 거다. 아픔과 괴로움을 아름답게 포장할 필요 없다. 그게 삶의 본질이다. 아다는 것은 살아가고 있다는 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