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라디오가 있다.
이 라디오는 동력도 전기도 어떤 에너지도 필요하지 않은 아주 신비로운 라디오다. 1년 365일 절대로 꺼지지 않는 라디오는 아무리 뒤집어보고 바로 봐도 전원 버튼이 없다. 채널도 단 하나뿐이어서 골라 들을 수도 없다.
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멘트들을 소개하자면,
/ 야, 너 같은 게 뭘 하니?
/ 너 되게 웃긴다~ 남들이 하니까 너도 하면 되는 줄 알지?
/ 네가 하고 싶은 말들 아무리 쏟아내 봐~ 사람들은 네 말 절대 안 들어줄걸? 왠 줄 알아? 넌 보잘것없는 인간이기 때문이지~
/ 넌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 어차피 안될 거야~ 내가 알아. 넌 제대로 하는 게 없었어~
/ 노력 같은 소리 하네. 노력도 능력이고 재능이야~ 넌 노력하는 재능도 없어~
/ 하하하! 네가 쓰는 건 글이 아냐. 그냥 텍스트지.
/ 네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야?
/ 사람들하고 친하게 지내봤자 너의 본모습을 알고 나면 다들 기겁할걸?
/ 얼굴이랑 몸 색깔 좀 봐. 어디 탄광에서 구르다 왔니? 피부 좀 벗겨내라 그게 뭐야?
/ 진짜 촌스럽게도 생겼네. 그런 얼굴에 뭐 칠해봤자 똑같지 않니?
이 라디오는 내 마음을 너무 잘 알고 나를 너무 잘 파악하고 있었다. 내가 겁을 내면 더 격렬하게 비난했고, 내가 두려워할 때면 더 격렬하게 모욕을 했다. 아무것도, 아무 시도도 하지 못하게 막아서고
내 무릎을 꺾었다. 매일매일, 잠을 자는 순간에도 꿈속에서, 화장실을 갈 때조차도 매 순간 지껄여댔다. 아무리 좋은 귀마개로 귓구멍을 틀어막아도, 음악을 더 크게 틀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그 라디오는 아주 신비로운 물건이어서 소리로만 지껄여대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나중에는 마음의 입구에 커다란 간판이 걸렸다.
< 어서 오세요~ 여기부터 바보 멍청이의 마을입니다~>
때로는 전사가 된다
온갖 비난과 모욕과 욕설들이 타고 남은 재처럼 마음의 정원에 부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문이란 문은 다 닫고 다녔다. 아이들에게 흘러가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살아오며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일은 나 자신을 붙잡는 일이었다. 지금은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라디오의 음량이 작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 소리가 거슬릴 때마다 말한다.
닥쳐. 그러면 라디오의 음량은 점점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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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