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

순 간

by 흔들리는 민들레




한 알만 먹어도 세끼의 효과가 있는
약이 있었으면.

씹고 삼키는 일마저
이따금은 너무 벅찰 때가 있다.
입을 움직이는 것도 귀찮은 날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쳐 있는 날들.

가시 바르기 귀찮아 생선은 안 먹고
살 바르기 귀찮아 대게는 먹어본 적 없고
씹는 데 오래 걸려 고기는 피하게 된다.

맛보다 편안함을 고르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는 방식이다.

적당히 배부르고
적당히 살아가는 것.
그게 오늘을 버티는 방식일 때도 있다.

섭식의 효율을 꿈꾸는
어느 소음인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