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우드 르푸도레 Le Four Dore'
봄이 오고 있는 명확한 시그널인 춘계학술대회가 두 개나 있는 일요일이다.
오전 학회를 마치고 다음 학회장으로 이동하기 전 간단하게 끼니를 할만한게 무엇이 있을까 두리번거리다
내가 애착하는 샌드위치가 혹시 있을까 싶어 오크우드 1층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르푸도레를 들어가봤다.
결론적으로는 잠봉뵈릐 외에는 샌드위치 종류가 없었는데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잠봉뵈르는 어쩐지 부담스러웠고,
빵 진열대를 한 바퀴 돌고 두 바퀴를 돌아서도 여전히 방황하는 시선을 허공에 두고 ‘나갈까’ 생각하던 참이었다.
커트 머리에 레드 립이 매력적인 중년 언니(?)의 시선과 입술이 나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어폰을 귀에서 뗐다.
‘네?’
‘이거 드셔보셨어요?’
'아뇨?‘
‘이거 드셔보세요. 나도 여기 왔다가 손님 중 한 명이 꼭 먹어보래서 먹어봤는데, 이거 진짜 맛있어요.’
그녀가 가리킨 곳엔 스패니쉬 오믈렛 같기도 하고 계란빵 같기도 한 둥근 빵이 세 개 놓여있었다.
‘나 이거 사갈껀데, 안드셔보셨으면 이거 한 개 사먹어봐요.‘
‘아, 네 추천 감사합니다. 먹어볼게요.’
그렇게 내 몫 하나 남겨두고, 남은 두 개를 플레이트에 담곤 그녀는 쿨하게 계산대로 향했다.
베이컨과 계란, 치즈가 들어간 식사빵이라고 하니 나름 적절한 탄단지로 구성되어 있을 것 같아,
넓은 플레이트에 덩그러니 에멘탈 치즈 카쉬라는 이름의 빵 한 덩어리를 올리고 나도 따라 계산대로 갔다.
‘빵 하나 먹는거에요?’라고 웃으며, 그녀는 자신도 에멘탈 치즈 카쉬와 더불어 꼭 사는게 앙버터 프레첼이라며 뚱뚱해진 종이 봉투를 열어 보여줬다. 이 것도 추천한다면서, 그리고 다시 쿨하게 카페를 나섰다.
나를 마지막으로 에민탈 치즈 카쉬가 진열되어 있던 공간은 이내 덩그러니 품절 상태가 되었고,
결론적으로 에멘탈 치즈 카쉬는 매우 추천할만한 맛이었다.
다음주에 전시가 있어 코엑스에 또 오게되는데, 에멘탈 치즈 카쉬를 주문하며 그 언니를 떠올릴테지.
웬지 나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어지는
기분 좋은 점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