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슨 선생님 구하기>를 읽고

by 윤아진

<랄슨 선생님 구하기>를 읽고 2008.06.08


아이들은 아이들 스스로가 깨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수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랄슨 선생님, 매일 동화나 단어집 혹은 읽을거리를 학생에게 읽히고 자신은 책상에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에 코를 박는 것이 전부이다. 그래도 어쨌든 학습은 이루어졌고 랄슨 선생님 반은 선생님이 끊임없이 읽었던 잡지들로 산을 이루고 있었다. 벽과 천장은 지도, 오래된 보고서, 신문 조각 , 도표, 만화 등으로. 여기저기에 설치된 선반에는 뉴베리 수상작과 역사물, 전기물 그리고 단편 소설들로 꽉 찼고 갖가지 사전들이 자리를 메웠다.


뒤죽박죽 어질러진 랄슨선생님의 교실과 딱 어울리는 '카라 랜드리'가 전학오면서 심상찮은 사건들이 고개를 든다. 알림판에 붙은 '랜드리 뉴스', 선생님은 그동안 자신의 교육의 결과물이라며 흡족한 마음으로 랜드리 뉴스를 읽는다. 하지만 일그러진 얼굴을 하며 신문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그것은 '공정한 질문하나'라는 제목하에 카라가 가르침없는 선생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었다. 학생들 서로에게 배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 선생님의 봉급은 가르침 없는 선생님에게 지급되어선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반 아이들은 물론이고 카라도 선생님의 행동에 당황했다. 카라는 전학 오기 전의 학교에서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제대로 취재도 하지 않은 기사를 써서 당사자들에게 상처를 준 일들이 많았다.


집에 돌아와 카라는 엄마와 선생님의 일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실수를 깊이 뉘우쳤다. 언론인을 꿈꾸는 카라는 진실만을 말할 것을 신조로 여겨왔다. 물론 진실은 당연한 것이지만 진실의 기사를 쓸 때는 반드시 자비도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선생님을 지나치게 폄훼하는 글을 올렸지만, 카라의 마음속에선 15년 전 3년 연속 올해의 선생님으로 선정되었던 랄슨 선생님의 참 모습을 되찾고, 그 가르침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선생님의 잘못을 파헤친 당돌한 카라지만 랄슨 선생님께 사과의 편지를 끙끙거리며 쓰고 편지를 어떻게 선생님께 전달할지 몰라 쩔쩔맸다.


랄슨 선생님도 고민을 했고 카라가 진정으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랄슨 선생님의 대변신이 시작됐다. 근간의 신문수업으로 분위기를 이끌며 선생님의 눈치를 보는 카라를 자연스럽게 수업속으로 끌어들였다.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신문을 다 읽는다는 카라가 특히 사설을 꼭 챙겨 읽는 이유는 누군가 게으르거나 멍청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비열한 짓을 하면 그걸 바르게 말해서 세상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라는 순간 중요한 것을 기억해냈다. ‘언제나 정직을 말하되 자비를 얹어야 한다는 걸’


“사설은 신문사가 하기 어려운 말을 할 수 있는 곳이고, 실수했을 때는 사과를 할 수 있 는 곳이며 우리들이 신문사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오직 좋은 신문사만 이 마음을 가지죠.”


짧은 대화지만 랄슨 선생님과 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랄슨 선생님의 대 지휘아래 반 친구들은 카라를 편집장으로 내세워 열심히 신문을 만들었다. 랄슨 선생님을 못마땅해하는 교장선생님으로 인해 선생님이 해고위기까지 가지만 선생님과 카라, 반 친구들은 마음을 다하여 위기를 잘 극복해낸다.


만약 랄슨 선생님에게 카라같은 아이가 전학오지 않았다면 선생님은 아마도 여전히 커피를 마시며 신문에 코를 박고 있을 것이다. 15년 전의 젊은 선생님의 열정이 다시 일어나도록 자극을 준 당돌하지만 귀엽고 깜찍한 카라가 있었기에 선생님은 자신의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카라도 전 학교에서 선생님에게나 친구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하지만 카라를 이해하고 이끌어주는 선생님은 없었다. 만약 랄슨 선생님이 카라의 당돌한 충고에 선생님의 권위만 내세우는 선생님이었다면 카라가 정직과 자비를 실천하는 신문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랄슨 선생님과 카라의 조화로운 멋진 만남이 평범하기만한 반 전체 아이들을 폭넓은 사고를 가진 공정하고 따뜻한 아이들로 이끌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랜드리 뉴스를 같이 만들 것이고, 랄슨 선생님은 우리를 계속해서 지켜봐 줄 것이다.' 는 랄슨 선생님을 구하기 위한 랜드리 뉴스의 호외 사설의 메시지처럼 스승과 제자들의 참교육을 실천하는 뿌리가 한마음으로 서로 감싸고 있으면 그 어떤 물리적 힘이 가해진다해도 인간의 어리석은 법으로 결코 뽑히지 않는다. 비록 그 나무와 가지는 힘에 의해 휘청거린다 해도 스승과 제자가 나눈 그들만의 교감만은 어느 누구도 뽑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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