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통해
좋은 말들을 찾아 되새길 수 있는
머리를 주심에 감사한다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것들과
내 딸들이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심에 감사한다
음식의 맛을
제대로 볼 줄 아는
혀를 주심에 감사한다
좋은 이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한다
신나는 노래, 조용한 노래
내 감정 실어 부를 수 있는
목소리를 주심에 감사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맛있게 요리할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손을 주심에 감사한다
걷고 싶을 때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발과 다리를 주심에 감사한다
내가 가진 재능보다
더 뚜렷한 이미지를 담은
얼굴을 주심에 감사한다
길거리 옷 대충 걸쳐입어도
초라해보이지않다는
적당한 키를 주심에 감사한다
사람들을 친근하게 끄는 미소와
호탕한 웃음소리를 주심에 감사한다
가진 거 없이 대충 살아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정신을 주심에 감사한다
인간의 삶에서
뭐가 옳은지 그른지
알게 해 주심에 감사한다
사람을 보는데에 있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위나 겉치레보다
그 사람의 인격을 먼저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비록 빈손에 초라해도
작은 것 하나도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보물인 벗들을 주심에 감사한다
계절따라 분위기따라
젖어들 수 있는
여린 감성을 주심에 감사한다
겸손한 삶을 위해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아는 삶을 위해
고통과 가난을 주심에 감사한다
내가 나에게 하는 감사라
부끄럽지만
내가 울면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음에 또 감사한다.
2006년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