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참 의미를 새겨넣는다
4월 8일 화요일 밤 10시쯤,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수요일 일정이 빡빡해서 미리 옷 등을 준비해 나갔다. 3:30분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한번도 쉬지 않고 장례식장까지 달렸다.
큰아버지, 큰어머니 그리고 고향과 친지들에게로의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세월이 많이 야속했다. 너무 오랫동안 뵙지 못한 영정 사진 속 우리 큰아버지는 머리만 하얀 맑디맑은 소년의 모습이셨다. 내 삶의 어두운 터널을 헤매일 때마다 술 한 잔 나누고픈 사람은 건강하셨던 내 아버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큰아버지 생각도 가끔 했었다. 언제 뵐 수 있을까 …….
아직도 터널 속(이제 끝자락이라 믿고 있다. 다 왔다고 확신하고 있다)에 있어서, 터널 속 시간이 너무 길어서, 아직은 사촌, 친척들을 마주할 마음이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큰아버지 마지막 길은 꼭 뵈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달려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겐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든 게 때가 있구나’는 생각을 내 인생에 비춰 돌아도 보게 되었다.
큰오빠가 가장 맏이로서 우리 사촌들만의 자리를 만들어 대화를 나눈 시간이 가장 하이라이트였지않나 싶다. 사촌들이지만 친형제같은 단단한 형제애로 뭉쳐진 것 같아서 많이 뭉클했다.
삶의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잘 살아가려는, 50대 60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형제들의 품 넓어진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더불어 하나같이 예쁘고 반듯한 귀한 내 조카들을 보는 흐뭇함은 시너지를 더했다.
울아버지‧작은아버지 두 분‧큰아버지, 4형제는 이제 완전체로 만나 회포를 푸시고 자식들의 삶을 응원하시리라 믿는다. 큰아버지가 떠나시면서, ‘이제부터는 자식‧조카들이 우애있게 오순도순 잘 살아가라’고 그 귀한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4형제분의 보살핌으로 우리 사촌들은 진짜 형제애로 거듭날 거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반드시 그렇게 남은 여정들을 우리는 넉넉한 웃음으로 재미있게 살아가리라 확신한다.
덧붙임
두어달 사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불필요한 감정소모ㆍ피폐한 마음감옥을 박차고 뚫고 나오니, 비로소 진짜 행복이 보인다.
부족한 내곁에 가슴비비며 찐웃음 나눌, 선한 벗들이 많음을 깨닫게 된 기쁨이 크다.
'힘든 시간들 잘 이겨내고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잘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 는
사촌언니의 진심어린 한마디도 큰 위로가 되었다.
이제 더 편안하게 내려놓으며
가족, 벗들과 선하게 연대하며 더 끌어안는 삶을 살아가리라 마음에 새긴다.
인생의 참 의미를 곱게 새겨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