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학교에서 배운 101가지>를 읽고
영상 관련해서 가장 도움이 됐던 책이에요
요즘 나의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유튜브'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최근 내게 가장 큰 울림을 주고 있는 'Mickey Seo'가 바이블로 섬기며 소장하고 있는 책이 영상에 짤막하게 등장했는데..! 단편영화급 영상미를 뿜어내는 브이로거의 바이블은 과연 어떤 책인지 너무나도 궁금해 제법 먼 거리의 도서관을 방문해 바로 대여.
내용과 서술 방식이 철저히 제목에 기인한다. 말 그대로 영화학교에서 배울 101가지만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그 이상의 군더더기나 교훈을 위한 교훈은 배제하는 식의 아주 깔끔한 책이랄까..? 1 그림 + 1 서술의 방식으로 빠르게 101가지에 대해 훑어볼 수 있다.
읽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철학 및 연출 시 고려해야 할 것들로 구성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용어 + 현장 지침 + 예산 구성 + 연출 기술 + 캐릭터 설정 등 생각보다 더 영화 전반에 대한 모든 지침들이 들어가 있다. 영화 제작에 이제 막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는 '아 이런 식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할 책이요,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 이들에게는 항상 곁에 두고 체크리스트 삼아야 할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한 단계 걸러서, 콘텐츠 바닥에 계속 있을 사람 그리고 미키서의 브이로거에 감동을 받았던 사람으로 흥미롭게 본 챕터를 돌아보도록 하자.
우리의 막연한 아이디어들은 고대 전설에나 나올 존재 같아서, 날개는 구만리요 얼굴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고 하루에 몇 리를 날아가는지 등등 정리는 되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붙는 게 많다. 보통 신나서 디벨롭하다 보면 이런 것들은 추려지기보다 더해지기 마련인데, 형체도 알 수 없는 장황한 아이디어를 영화 <타짜>에 나올 고니가 듣는다면..
"왜 이리 혓바닥이 길어?" 할 것이다. 나만 신나고 모두가 이해하지 못한 괴물의 완성..
책에는 아이언맨을 '백만장자 무기 발명가가 무적의 고성능 갑옷을 입고 테러리스트와 싸운다'로 정의한다(ch.19). 내 아이디어를 소위 '잘 팔고 싶다면' 내가 만들려고 하는 알맹이를 짧고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함은 더 이상 더할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을 때 얻는다” - 생텍쥐페리 (ch.93)
“배우가 문으로 들어오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배우가 창문으로 들어오면, ‘상황’이 생긴다.” - 빌리 와일더
모두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시대에 인트로마다 '상황'을 만드시는 어떤 분이 떠올라 사진을 첨부해봤다. 굉장히 웃긴 예시지만 '상황'을 만들어야 임팩트를 갖는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날카롭게 봐야 하는 장면.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나를 비롯한) 초심자들이 넘기는 부분. 하지만 다시 시도해서 나오는 알맹이는 엄연히 별개의 것이고 그것이 가져다줄 완결성이나 차별성 또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고로 완벽하다 싶어도 1~2회는 추가로 시도해보는 마인드를 갖자.
아무리 간소화해도 직접 내딛는 당사자에게는 상당히 복잡한 여정이다. 언제든 변수를 만날 수 있고, 엎어지거나 틀어지거나 미뤄지기도 한다. 메인을 잃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항해할 수 있는 중심이 필요하다. 물론 말은 쉽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적당히'라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그 유연함을 지향해야 부러지지 않으니 부러 조급해하지 말자.
A. 만들어 올리는 영상이 기존 유튜브 영상과 달랐던 이유가 있었군요. 저도 두고두고 참고하겠습니다
+ 한줄평 - 스토리텔링이 하고 싶은 모든 이들은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