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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e Nov 22. 2018

어떤 일을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어느 날 갑자기 주변 설득을 포기했던 썰

당장 행복해져야 한다


'김어준 보스 양복' 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대단히 유명한 강연이 있다. 행복은 적금처럼 적립 후에 꺼내 쓰는 것이 아니니 현재를 행복하게 살라는.. 어찌보면 당연하면서도 극현실주의자라 자부하는 이들이 보기엔 참으로 대책 없는 애티튜드 (김어준씨의 가치관이나 현재 진행중인 방송에서의 행적은 전혀 관심 없음)



 

 여행 중 가진 재산을 모두 털어 산 보스 양복과 이를 통해 여행을 떠나는 날 수중에 천만원을 남겼다는 전설 같은 일화는 여지껏 특색이라고는 1도 없는 인생을 살아온 나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친구들에게 해당 짤을 공유하며 '앞으로 이렇게 살겠다'는 막연한 선언을 했는데, 이 사건 자체에 대한 동경으로 '그래 나 살고 싶은대로 사는 게 장땡이야~'를 부르짖었던 것 같다


그 때의 공허한 외침이 희석되고 희석되어서 실체가 사실상 남아있지 않게 되었을 때, 우연히 이 강연의 풀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남이 어떻게 알아


 강연의 초반부에는 "내가 욕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나의 행복에 대해 나한테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없다는 아이러니! 스스로 욕망의 주체가 되지 못해봤으니 나의 행복을 자문하는 것이 상당히 어색하다

그리곤 나의 주변에 물어본다. "제가 ~~한 걸 하려고 하는데 이걸 하는 게 맞는 걸까요?"하고서.. 물론 타인의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여태껏 이 질문을 주변 사람에게 했던 나는 늘 선후가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제일 먼저 거쳐야 할 '나에게 하는 질문'은 쏙 빼놓은 채로..


그렇게 묻고도 모자라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굉장히~ 어렵게 찾은 사람들이 하는 다음 행동에 대해 김어준씨가 바로 언급하는데, 여기서 뼈를 너무 세게 맞아서 육성으로 "크으" 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남에게 설득하는 것..


이미 답이 나온 얘기를 듣는 사람은 얼마나 피곤할까.. 죄송합니다

왜? 이 일에 실패해도 못난 사람이 되기는 싫으니까! 웃긴 것이 그렇게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설파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기 암시가 되고 '그래 이 일은 어려운 일이지' 하며 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변명에 도달하게 된다. 더 웃긴건 이 얘기를 들어온 주변 사람들이 "너 그거 왜 안해?" 물으면 오히려 역정을 낸다는 것.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되는 줄 아냐!' 라는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액션인지 지금 되돌아보면 참 꼴사납다


퇴사를 한창 고민 아니 잠정적으로 결심한 상황에서의 내가 그랬다. 주변 사람들과 면담(이라 쓰고 징징이라 읽는다)을 참 많이 했는데, 나올 여러가지 의견을 수용할 요량은 아니고 지극히 내 생각이 얼마나 정당한지 편들어달라 할 목적이었겠지..?


그렇게 제일 의지하던 사수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뿔이난, 나의 추한 모습을 인지한 다음날 정말 담담하게 내가 들고 있던 답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래.. 이럴 거였으면 이후에 뭘 할지에 대해 한 개라도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걸'



어떤 일을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이후로 어떤 것에 대해 나름 알아도 보고 잠정적으로 '해보자'라는 결론이 내려졌으면 그냥 하는 편이다. 벌어진 일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겠지만 타율이랑 타격 방법이야 내가 꾸준히 찾아가면 되는 것이고, 뭔가를 해야 뭐라도 남는 건 변하지 않는 것일테니

이런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할 말이 없는 슬픈 인생을 살 바에는


"일단 그 일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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