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참아-형제 사이에서 만들어진 나, 그때 멈춘 사고

내가 정해놓은 역할 속에서 나도, 아이도 숨이 막혀갈 때

by 마카롱 캡슐 소녀


ADHD 성향의 엄마가 감정에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질이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다. 그 뿌리는 종종 어릴 적 가족 안에서 형성된 믿음과 역할 고정에 있다. 특히 형제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이 고착되었을 때, 그 정체성은 성인이 된 후에도 사고의 유연성을 제한하고 감정 반응을 왜곡시킨다.

형제 사이에서 만들어진 ‘나의 자리’


어릴 적, 나는 어떤 아이였을까?

“너는 착해야 해.”

“동생은 어려, 네가 양보해야지.”

“넌 똑똑하니까 실수하면 안 돼.”


이런 말들은 단순한 훈육이 아니라, 역할의 고정이었다.
형제 중 ‘책임지는 아이’, ‘조용한 아이’, ‘문제없는 아이’로 자리 잡은 나는
그 역할을 벗어나는 순간, 불안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안은 지금도 여전히 작동한다.

고정된 역할은 사고의 유연성을 막는다


ADHD 성향의 엄마는 감정이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내면의 고정된 스크립트에서 비롯된다.

아이가 떼를 쓸 때,

→ “엄마는 흔들리면 안 돼”라는 믿음이 작동한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

→ “나는 완벽해야 해”라는 과거의 역할이 반응한다.

이처럼 사고는 감정보다 늦게 도착하고,
결국 감정이 사고를 대신해 반응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초월적 사고는 ‘내 역할’을 의심하는 데서 시작된다

초월적 사고란,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나는 왜 이렇게 반응했을까?”**를 묻는 힘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 **“나는 왜 이런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을까?”**로 이어진다.

“나는 아이 앞에서 항상 침착해야 한다”는 믿음은 정말 진실일까?

“나는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누구의 기대였을까?

이 질문은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고, 감정이 아닌 이해와 선택으로 반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회복은 ‘역할’이 아닌 ‘존재’로 나를 바라보는 것

ADHD 성향의 엄마가 감정에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녀가 약해서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너무 오랫동안 ‘역할’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역할을 내려놓고,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를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질문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꾼다.
아이 역시 역할이 아니라,
감정과 사고를 가진 하나의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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