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내와 싸우지 못하는 이유
감정은 자신이 품고 이해해야 할 마음이다.
부부 사이에서 배려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그 배려가 성향이 되어버릴 때, 즉 갈등을 피하기 위한 자동 반응으로 자리 잡을 때, 그 배려는 더 이상 따뜻한 선택이 아니라 자기방어적 전략이 된다. 아빠는 아내의 화내는 감정을 지켜주기 위해, 혹은 집안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갈등을 피하고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러나 그 배려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의 역할을 모호하게 만들며, 결국 자기 소외로 이어진다.
어느 날, 엄마가 아이에게 “청소한 것 좀 가져다놔”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지키지 않았다. 엄마는 화가 나기 직전이고, 아빠는 그 감정을 눈치채고 아이에게 적당히 말해 상황을 정리하려 한다. 아빠는 아내의 감정을 지켜주고, 집안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행동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엄마가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엄마의 말은 권위지만, 아빠의 말은 공중에 떠 있는 말처럼 느껴진다.
아빠는 집에서 권위적인 힘을 상실하게 되고, 그로 인해 소외감을 느낀다.
그 소외감은 쉽게 표현되지 않는다. 아빠는 속으로 이렇게 느낀다. “나는 이 집에서 존중받고 있지 않다.” “내가 말해도 아이들은 듣지 않는다.” “내가 중재하려고 애쓰는 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 감정을 꺼내도 아무도 들어주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또는 꺼내는 순간 갈등이 생길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침묵한다. 서운함은 쌓이고, 그 감정은 점점 무력감으로 변한다. 아내에게 서운함을 말해도, 아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사실은 아내는 아빠의 행동을 배려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수도 있다. 그저 아빠의 성향, 갈등을 피하려는 습관처럼 여긴다. 여기까지 관계중심사고보다 자기중심사고이다.
왜냐면 아내는 아빠에게 그런 행동을 기대한 적이 없다. 오히려 아내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방식의 소통과 책임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명확한 요구가 아닌 소망의 형태로 존재했기에 의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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