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이 자부심이 되고 스스로 자부심은 선한에너지가 된다.
우리는 종종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은 감사할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 특별히 누군가에게 잘해준 것도 없고, 상을 받은 것도 없으며, 칭찬이나 선물도 없었다면 감사의 감정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아이들이 집단상담 시간에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사회성 집단상담의 시작 10분은 한 주 동안 즐겁거나 슬펐던 일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처음 온 아이들은 대개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질문을 이어가면 결국 “게임했어요”라는 작은 경험을 꺼내놓는다. 중요한 것은 ‘몰라요’라는 불성실한 대답을 피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는 것이다. 성실한 답변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나를 평가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심리학자 반두라가 말했듯, 학습에는 개인차가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아, 이렇게 말하는구나”를 깨닫지만, ADHD 아동은 다르다. 그들은 지시가 없으면 모방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히려 자기 상상과 꿈을 펼치며 공감받는 데서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순서와 흐름을 인지시키는 틀이 필요하다. 충동성과 부주의를 줄이고, 자율성을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율성은 단순히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성실한 답변을 통해 자기 표현을 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려와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타인이 보는 나”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는 곧 자기이해와 회복탄력성으로 이어진다. ADHD 아동은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실패의 좌절감에 크게 흔들리고, 분노로 표출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정적 자기개념을 회복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감사란 특별한 사건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경험을 성실하게 표현하고,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감사는 싹튼다. 아이들이 “게임했어요”라고 말하는 순간이 바로 감사의 시작이다. 게임에서 이겼든 졌든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내가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하루하루 쌓아온 손가락과 눈, 귀, 모든 감각의 노력의 결과다. 그 성취감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감사할 수 있다. 감사는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된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 인생을 망칠까 두려움이 몰려올 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 “오늘은 졌지만 어제는 이겼고, 내일은 또 이길 거야.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야. 아무나 지금 네 단계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니까 가능한 거야.” 이런 말은 아이들에게 자기 존재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운다.
그 마음은 결국 친구와 가족을 소중히 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모두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쌓여 있다.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위치를 스스로 자부심으로 받아들일 때, 그 자부심과 감사함은 상대를 바라보는 인식에도 영향을 준다. 존중은 단순한 형식이나 예절이 아니라, 나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 상대 존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만약 ‘나 존중’과 ‘너 존중’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나 혐오’와 ‘너 혐오’, 더 나아가 집단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면 타인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존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데서 시작된다. 나를 존중할 때,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반대로 이러한 관점을 갖지 못하면 결과 중심의 사고방식에 갇히게 된다. 게임에서 졌다는 사실만 인식하며 화와 좌절에 휘몰아치고, 결국 자기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고, 우울과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남들에게 먼저 감사함을 찾기 전에, 자기 자신이 오늘 하루 동안 감사할 것을 찾고 느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것이 남들의 평가나 무심한 말이 상처로 쌓이는 독을 피하는 길이다.
오늘 내가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사실은 감사의 씨앗이 숨어 있다. 그것은 아이들과의 대화 속 깨달음일 수도 있고, 작은 성찰의 순간일 수도 있다. 감사는 외부 보상이 아니라, 내가 오늘 배운 것과 나눈 것 속에서 발견되는 삶의 태도가 된다면 감사는 이제 형식적인 감사가 아니라, 나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감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