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참는 습관, '쓸모없는 나'를 만나다

쓸모없음 속에서 찾은 존재와 화해하는 길

by 마카롱 캡슐 소녀

감정 억제의 습관 형성

아이들은 혼날 때 감정을 드러내면 “참아라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그 표정 짓지 마라”와 같은 말을 듣곤 합니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말과 표정이 인정받지 못할 때 아이는 점차 자신의 진짜 감정과 표정을 억누르게 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내부 감정과 외부 표현 사이에 불일치 즉 인지부조화가 생기고 결국 감정을 억제하는 습관이 내면화됩니다. 아이는 감정 표현을 두려워하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적 신호를 차단하려 합니다.


억제된 감정의 신체화

감정의 통로가 막히면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틱 증상입니다. 얼굴 떨림 팔 흔들림 눈 깜빡임 헛기침 같은 반복적이고 불수의적인 움직임은 억눌린 감정이 신체로 전이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관계에서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다 얼굴 한쪽이 마비되서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인지 전략이 덜 발달되어 있어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거나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감정 억제 대신 충동적 행동이나 신체화 증상으로 반응하기 쉽습니다.

특히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얼굴에 즉각 드러내는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억누를수록 더 큰 갈등을 겪습니다. 인지전략을 택하기보다 신체화 감각증상이 더 빠르고 쉬운 탈출구로 여길 수 있고, 그래서 ADHD 아동들은 인지전략을 쓰는 전두엽 발달이 느려지고 확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훈육과 언어적 도구의 사용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훈육이나 도덕적 규범의 강요가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언어적 도구입니다. 감정 이해 능력이 부족하면 자기 감정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공감 능력과 사회적 신호 해석 능력에도 어려움이 생깁니다. 이런 경우 부모의 감정표현 모델링 학습을 통해 감정표현 미발달에 원인도 있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오래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가족 관계 속의 불일치

엄마의 육아는 행복하지만 동시에 고단합니다. 방학이 되면 그 고단함은 더 커집니다. 아이들의 숙제 식사 놀이를 챙기며 지쳐가는 엄마는 종종 그 마음을 남편에게 말하지 못한 채 참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아이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 눌러왔던 화가 터집니다 “아이 하나 돌보지 못하냐”라는 말은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주길 바라는 인정받고 싶은 “쓸모있는 자아“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은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고 피곤한 표정과 억지로 습관처럼 하는 아이놀아주기행동은 내부신호와 외부신호의 불일치만 오가며 갈등이 깊어집니다.


내부신호와 외부신호

내부신호는 실제로 느끼는 감정 생각 몸의 반응입니다 예를 들어 지쳐서 입술이 터진 엄마가 화를 내면 바로 표정을 바꾸는 아이가 있습니다. 외부신호는 상대에게 보여주는 표정 말 행동입니다 . 아이의 내부에서는 억지로 웃는 얼굴 피곤한 몸짓이 있습니다

갈등은 내부신호와 외부신호의 불일치에서 비롯됩니다 . 내부는 “엄마가 화내면 아이의 마음은 즉각적으로 내부에서 “힘들다 , 무서워요, 라는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하지만 , 외부는 “괜찮다 참는다”라고 보여줍니다.

엄마는 외부신호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아이가 괜찮다고 샹각하는 오해가 생기고 , 엄마는 화내고 있는 스스로 표정에 대한 평가보다 아이의 잘못에 집중하며 결국 서로의 마음은 천천히 더 멀어집니다.


쓸모없음’의 나 관점

이때 필요한 것은 기호가 아니라 말입니다. 내부신호를 억누르지 않고 외부신호와 일치하도록 솔직하게 표현하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쓸모 있는 나’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쓸모 없는 나’로서 그냥 존재하는 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장자는 “쓸모 없는 나무가 오히려 오래 산다”는 이야기를 통해 무용지용을 말했습니다

장자는 옹이가 많아 재목으로 쓰이지 못하는 나무를 예로 들며, 목수의 눈에는 무가치해 보이지만 바로 그 쓸모없음 덕분에 베이지 않고 산에 남아 긴 세월을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사회가 규정한 ‘쓸모 있음’의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쓸모없음이 생명을 지켜주는 방패가 되었습니다.


장자는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사회적 역할이나 기능만으로 평가받는 삶은 끊임없는 경쟁과 긴장 속에 놓입니다. 그러나 ‘쓸모 없는 나’로 존재할 때, 즉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나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갈 때 오히려 자유와 평온을 얻습니다.


관계 속의 적용

육아와 가족 관계에서도 이 역설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남편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하고 아이가 씻지 않아도 괜찮고 숙제를 늦게 해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수행하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은 큰 가치가 있습니다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이 함께 공존할 때 관계는 억압과 긴장을 넘어 서로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변합니다 내부신호와 외부신호의 불일치를 줄이고 상대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질 때 우리는 ‘쓸모없는 나’라는 의미 속에서 쉬어갈 힘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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