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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왜 나에겐 오래 머물지 않을까

도파민, 감정 억압과 충동성의 반복

by 마카롱 캡슐 소녀


가끔 내 안의 자신감이 물처럼 스며들었다가, 증발하듯 사라지는 걸 느낀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순간, 마음속에서 “할 수 있어”라는 속삭임이 들리지만, 그건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 목소리는 곧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로 바뀌고, 나는 다시 나를 의심한다.


1. 도파민의 균형이란 무엇인가

도파민은 뇌 속에서 주의, 동기, 보상,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도파민이 적절한 양으로 생성되고, 시냅스에서 일정 시간 머물며, 수용체를 자극한 후 천천히 회수된다.
이 균형이 유지될 때 우리는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키워간다.

하지만 ADHD 뇌에서는 이 균형이 무너진다.

도파민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거나, 생성되더라도 너무 빨리 재흡수되어 신경 간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건 마치 편지를 전하기도 전에 회수해버리는 메신저와 같다.


2. 도파민 불균형이 만든 감정의 흐름

도파민이 부족하면, 뇌는 보상에 둔감해지고,
→ 작은 성취에도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라는 감정이 반복된다.

이 감정은 곧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의 저하로 이어진다.
→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지고,
→ 도전보다 회피를 선택하게 된다.

결국, 자신감은 감정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침식당한다.


3. 감정 억압과 프로이트의 시선

프로이트는 억압을 의식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이나 욕망을 무의식으로 밀어넣는 심리적 방어기제라고 설명했다.
ADHD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시선,

반복된 자책과 후회

같은 감정을 의식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억누른다.

이 억압된 감정은 무의식 속에서 충동적인 행동으로 되돌아온다.
→ 갑작스러운 분노,
→ 과도한 회피,
→ 혹은 아무 이유 없는 무기력.

이건 단순한 감정 기복이 아니라, 억압된 감정이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하고, 다시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다.


4. 반복되는 충동, 반복되는 자책

억압된 감정은 결국 충동적인 행동으로 분출된다.
→ 계획 없이 시작했다가 금방 포기하고,
→ 감정적으로 반응한 뒤 후회하고,
→ “나는 왜 이걸 또 반복하지?”라는 자책으로 이어진다.

이 반복은 자기효능감의 붕괴를 가속화한다.
→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낙인이 찍히고,
→ 자신감은 더 이상 회복되지 못한 채, 숨는다.


“자신감은 나를 믿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도파민의 균형은 단지 뇌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감정의 흐름, 억압된 기억, 반복된 충동, 그리고 나를 이해하지 못한 시간들의 총합이다.

이제 나는 나의 도파민을 탓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그 도파민이 왜 도망쳤는지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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