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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Jan 25. 2021

나와 지구를 위한 물 마시기

#내돈내산 브리타 사용기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전기를 꽂아둬야 하는 정수기와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함께 사용했다. 맘앤앙팡 환경 캠페인 '당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생수병은 구입하지 않게 됐지만, 매달 관리를 받으면서도 찝찝한 정수기 사용은 계속되었다.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생수병은 구입하지 않으면서 하루 종일 전기를 꽂아두고,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필터를 생산하는 전자제품을 사용한다는 게 모순처럼 느껴졌다. 정수기를 없앤 후 내 손으로 속시원히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 없이 사용하는 친환경 정수기 #브리타를 구입했다. 3개월째 쓰고 있는 브리타 사용기. 

편한 정수기를 없애고, 조금 불편한 정수기를 들였다
마시는 물뿐 아니라 요리할 때 쓰는 식수까지 감당하려면 대용량이 편리하다. 제품은 브리타 플로우 8.2L

물이 8.2L나 들어가는 브리타 대용량 제품을 알게 된 후로도 정수기 없이 살기로 마음먹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한 달에 한 번 남이 관리해주고, 깨끗하다 믿고 먹으면 되는 정수기만큼 편하게 식수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없으니까. 브리타 정수기는 전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천연 코코넛 껍질을 이용한 자연 여과 필터가 수돗물의 염소화합물, 납, 구리와 같은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수돗물을 끓여 먹는 것 외에 이보다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대체 며칠에 한 번 커다란 생수통을 닦아야 하는지, 좁은 입구에 낄 물때 관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물맛은 괜찮을지 등 고민이 많았다. 


오! 맛있다, 물!

정수기 설치는 깨끗이 씻어 필터만 끼우면 되므로 어떤 곰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가장 궁금한 건 바로 물 맛. 약간 달큰하면서도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난다. 굳이 차게 해서 먹지 않아도 맛있어 남편과 아이 모두 대만족이다. 마시는 물뿐 아니라 밥 짓는 물, 국, 식재료 데치는 물 등 요리에 쓰는 물까지 이 대용량 브리타로 충분하다. 필터는 4인 가족 기준 한 달에 한 번 교체하면 되는데, 뚜껑에 교체 시기를 알려주는 전자시스템이 부착돼 있어 잊지 않고 교체할 수 있다.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다

수도 배관을 연결해 사용하는 일반 전기 정수기와는 달리 물이 떨어지기 전에 직접 물을 채우는 게 번거로울 거라 예상했지만, 다행히 큰 불편함 없이 사용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채우면 오전 식사 준비 및 식수로는 충분하다. 귀가 후 저녁 시간도 마찬가지. 처음엔 이 물통을 매일 닦아야 하나 싶었지만 3~7일에 한 번 세제 없이 손이나 헹굼용 가제 수세미를 사용해 닦으면 된다. 물을  따르는 입구에 끼는 물때도 생수통을 닦을 때마다 얇은 세척솔이나 면봉 등으로 닦아주면 깨끗이 관리할 수 있다. 세척에 관해 많은 후기를 찾아봤는데 통 세척 시기는 사용자의 경험에 따라 달랐다. 매일 세척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필터 교체시(한 달에 한 번)에만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브리타 속 플라스틱 필터는 재활용할 수 있을까?

직접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만족감은 더 컸다. 다만 브리타 정수기의 필터 카트리지 또한 플라스틱 본체로 되어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이 또한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가 될 테니까.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 등 해외 브리타에서는 필터를 수거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시행되기 전이다. 다만,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이 부분을 문제 삼았고, 브리타코리아에서도 "올해 안에 필터를 회수해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고, 나머지 충전재는 환경에 유해하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약속대로 필터 회수가 잘 이뤄진다면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는 즐거움이 몇 배는 더 커질 것 같다.

unsplash.com/@jon_chng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마시는 일은 없을 것.

단언컨대 플라스틱 병 안에 든 생수를 마시는 일도, 전기를 꽂아 쓰는 정수기를 사용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브리타 정수기를 쓰며 현재 드는 고민은 '한여름 더위에 이 정수기를 어떻게 관리할까' 뿐. 정수한 물을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대용량 정수기는 매일 씻어두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겨울보다 여름철 관리가 쉽진 않겠지만 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지혜롭게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맘앤앙팡 에디터들은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한 가지 정해서 실천하고 습관을 만드는 #당장챌린지를 한다.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 등 일상 속 실천으로 지구를 구하는 새 습관을 만드는 중이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변화를 담은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글 오정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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