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다락방

by 당케



SE-ecfc6304-7f9a-46c4-86f1-db50ab7746e0.jpg?type=w1 나의 크고 소중한 다락방


내 다락방은 원룸이다. 원룸의 기록이라 하면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기숙사에서 떨어져 새내기로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당시 원룸은 오피스텔이었는데 기억으로는 공용으로 10평이고, 실평수가 7평 조금 안 되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엔 잠시 본가로 내려갔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가 기숙사 생활을 했다. 문제는 기숙사 통금이었는데 나는 결국 학교 근처의 작은 반지하 원룸에서 두번째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반지하 원룸은 그 건물에서는 큰 편이었는데 그래도 싱글 침대가 하나 들어가면 옷장문을 겨우 열 수 있는 뭔가 답답한 구조였다. 싱크대는 딱 하나였고, 인덕션도 1구짜리였으며, 화장실은 변기에 앉아서 샤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아마 평수로 치자면 한 5평 조금 안 되었을까?


그랬던 나에게 떨어진 건 옆으로 구르면 족히 열다섯바퀴는 굴러야 할 것 같은 광할한 다락방이다. 누가 그랬던가, 최고의 인테리어는 넓은 평수라고... 하지만 그 것이 원룸이라면...? 나의 다락방은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벽도 없는 개방감의 극치를 찍은 원룸이다. 하지만 저 넓은 방을 전부 침실처럼 쓰고 싶지는 않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벽을 세우는 것이었겠지만... 문제는 이 방의 창문이 달린 위치였다.


5%EB%8C%80%EC%A7%80_2PORTFOLIO.jpg?type=w1 창문은 오른쪽에 몰빵하자구

가벽을 세우면 환기를 절대 시킬 수 없는 먼지 소굴을 만들게 될 예정이었다. 이래서 내가 천창을 원했던건데... 인부아저씨들 가만안도. 아빠는 두번쨰 옵션으로 중문을 제시하셨다. 하지만 중문의 가격은 매우 만만치 않았다. 가벽이야 어찌저찌 나무를 주문하여 아빠랑 내가 낑낑대며 설치한다면 모를까, 중문은 전문가가 와서 수치 재고 뭐.. 리모델링이니까 돈이 들잖나? 근데 난 백수잖아요... 제 전재산은 -400만원인 상황입니다. 그리하여 나에게 남은 옵션은 가격이 저렴하고, 개방이 용이하며, 공간을 분할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었고 이를 충족시키는 건 커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방 중간에 커튼을 치게 되었다.

6대지 3PORTFOLIO.jpg
7대지 3PORTFOLIO.jpg
선을 하나만 사용하여 오각형 하나를 사각형 두개로 만드시오


다락방을 옆에서 보면 이런 형태인데 천장이 꺾이는 부분에 몰딩이 있어서 저 꼭짓점에 커튼봉을 설치하지는 못하였다. 그리하여 커튼은 아래와같이 애매한 위치에서 방을 나누게 되었지만 달리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이제 투룸이라는 이름을 붙일 법하게 생겼지만 문제는,,,, 방이 생각보다도 더 큰데 작은데 커... 뭐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원하는 것을 놓을 곳은 좁고, 굳이 채울 생각이 없는 곳은 너무 넓게 남아있다. 근데 또 생각하면 작고... 공간은 이해할 수 없다

10대지 2PORTFOLIO.jpg
다락방2.png
저 옷장 옆의 저것이 사람입니다

대충 없는 능력 그러모아 만든것이 바로 이 조감도이지요. 스케치업으로도 만들어보았습니다, 엣헴(이런 찌끄레기를 만들었지만 자랑스럽다는 뜻입니다). 평면도로는 또 무진장 넓어보이더니 3d로 만들고 나니 뭔가 없어보이기도 하고 좁아보이기까지 한 것이... 나의 다락방은 이렇지 않아! 아무턴 다들 보시다시피 공간분할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우리 다락방은 돈만 넘쳐났다면 극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 어쩌겠니 이것이 너의 운명인걸.

11%EB%8C%80%EC%A7%80_2PORTFOLIO.jpg?type=w1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저렇게 생긴 방을 이런 방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






작가의 이전글다락방의 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