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 일러스트 디자인 브랜드 [폼폼페이퍼] 소품 가게
어떤 장소를 가면 '공간'을 먼저 살피는 습관이 있다. 가구 브랜드 PR을 몇 해 동안 담당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직업병이랄까. 공간의 꾸밈을 보면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보인다. 맨 얼굴만큼이나 순수한 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망원동 어느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한 조그마한 소품 가게 [폼폼페이퍼]도 그렇게 처음 만났다.
[폼폼페이퍼]의 첫인상은 본능적으로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색인 핑크가 사로잡는다. 쇼윈도에 걸린 여리여리한 분홍빛 커튼부터 공간 곳곳에 자리한 옅거나 혹은 짙은 핑크 컬러의 소품과 티 테이블이 눈에 띈다. 작가가 좋아하는 색이자, 폼폼페이퍼의 시그니처 컬러인 듯. 공간의 벽면과 선반, 수납장 등의 가구는 화이트로 배치해 분홍색이 주는 특유의 감성이 더욱 돋보이는 공간이다.
[폼폼페이퍼]에는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문구류와, 그녀의 디자인에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소품류를 선보이고 있다. 정말 당연한 얘기지만, 참 센스 있게 컬러를 조합해 가게를 꾸민 작가의 안목에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공간 한편에 가만히 앉아 산뜻하고 달콤한 딸기 라테를 마시고 싶은 느낌.
[폼폼페이퍼]는 솜방울(폼폼)처럼 몽글몽글 재미있는 상상을 그려내는 종이(페이퍼)라는 의미를 지닌 소규모 디자인 브랜드이다. 어린 날 그렸던 그림일기처럼, 오민재 작가님만의 감성으로 소소한 일상의 스토리를 손그림으로 기록한 일러스트 디자인이 참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표정의 캐릭터들과, 생기 넘치는 컬러 매칭이 딱 내 취향이다. 다이어리를 즐겨 쓰는 내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문구제품에 취향저격 디자인이 반영됐으니 첫 만남부터 팬이 될 수밖에.
또 작품마다 PEACE, OH YEAH, CHEER UP 등 긍정적인 문구가 함께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세상을 보는 밝은 시선과 에너지가 느껴져 덩달아 기운을 얻게 된다.
공방이나 디자이너의 작업실, 소품 가게를 가면 구매욕구를 가라앉히는 데에 꽤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다. 여행지에서 만난다면 작은 것 하나씩은 꼭 짚어오곤 한다.
단 하루 프로젝트의 첫 글감을 가장 좋아하는 동네 '망원동', 그리고 이 곳의 괜찮은 '디자인 가게'를 소개하기로 마음먹고 스스로 약속했다. 세 번 돌아보고 생각해봐도 '이건 꼭 사야 돼' 싶은 것만 사자.
[폼폼페이퍼]에서는 오민재 작가의 일러스트북과 달력 형태의 포스트잇 메모지를 샀다. 특히 일러스트북에는 작가가 2008년부터 작년까지 작업한 드로잉 작품과 사진들이 담겨 있다. 몇 권 인쇄하지 않은 한정판이니 소중히 간직해 달라는 작가님의 상냥한 말이 귓가에 남았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내 공간을 유쾌하게 채워줄 작품들이 많아 마음이 풍요롭다.
또 이 곳에 오면 꼭 해야 하는 일은 캐리커처이다. 작가가 직접 15분 만에 그려주는 손그림으로, 오늘 나의 모습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 메시지가 들어간다. 좋아하는 색으로 그려주니 더 맘에 든다. 그야말로 딱 '나만을 위한' 작품인 셈이다. 혹 [폼폼페이퍼]를 찾아갈 계획이라면 잊지 않기를-
(내 캐리커처에는 편한 후드티를 입은 나와,
여행, 살사댄스, 떡볶이, 아디다스 운동화, 달, 별 등이 잔뜩-
짙은 라벤더색으로 그려져 있다.)
동네 망원동
이름 폼폼페이퍼
성격 디자인 브랜드/일러스트 디자인 회사
위치 서울 마포구 망원동 432-4
개점 수요일-토요일 오후 3시-7시
연락 instagram.com/pompon_paper/
'내가 좋아하는 것, 분명 그대도 좋아할 거야'
내 취향대로, 하루 낮밤 가득 채우기
#단 하루 프로젝트 망원동 디자인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