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6구, 이우환 (Ufan LEE)의 Response 전시를 다녀왔다.
60년간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89세인 올해 완성한 작품을 이렇게 파리 한복판에 거는, 이 대단한 작가는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예술은 내가 완전히 장악하는 순간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통제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붓이 나의 의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붓은 세상과 만나는 접점이다. 인간, 붓, 캔버스 사이에 항상 메워지지 않는 틈과 긴장을 유지하고, 서로 만나는 사건이 예술이라고 말한다.
“붓은 몸과 캔버스 사이에서 탄생한다. 붓은 손의 연장선이 아니다. 그것은 손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붓과 손 사이에는, 그리고 캔버스와 붓 사이에도, 별과 별 사이의 거리와 같은 간극이 존재한다."
나 잘났다는 메시지를 던져야만 살아남을 것 같은 이 정글같은 세상에. 작가는 만남의 매개자일 뿐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시류를 타지 않고 자기만의 색을 굳게 지킨 자의 뼈대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