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시장엔 무언가 있다.

새로운 인플루언서의 등장

by 해린

2018년 46억 달러 (한화 약 6조),

2019년에는 80억 달러 (한화 약 10조),

2022년에는 150억 달러 (한화 약 20조).

<출처: Bold Creators Club, Business Insider>


최근 4년간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규모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계속 두 자리 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고,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라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까지 같이 받쳐주니 이렇게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버추얼 인간과 같은 용어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6년이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빨리(?) 등장했다.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지만, 전세계적인 규모로 본격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를 2016년 등장한 ‘릴 미켈라’로 보면, 20년 정도는 태동기라고 해두자.

태동기라고 할 수는 있으나, 이 기간 동안 크고 작은 등장인물들은 다수 등장한다.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사이버 가수 아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하츠네 미쿠(Hatsune Miku), 브라질의 Lu가 바로 그 예다.


더 넓은 세상을 보려면 거인의 어깨위에 서서 보라고 했던가. 최근 급성장은 이 20여년 간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쌓인 덕분이기도 하다. 그럼, 도대체 1996년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버추얼 인간은 누구였을까?


일본의 연예기획서 호리프로에서 만든 ‘다테 교코’가 바로 그 첫 타자였다. 60여명의 인력과 수십 억원의 초기 투자 비용을 들여 만든 버추얼 아이돌이었다. 도쿄 초밥집 큰 딸로, 79년에 태어난 그녀는 성인이 되면 누드 모델이 된다는 당찬 꿈도 갖고 있었다. 음반 발매도 했고, '365일 건강하고 전세계 언어를 할 줄 알며, 글로벌 그 어디에서도 활동을 정확하고 싼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는,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연예인 1호'라고 홍보를 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를 표현하는 홍보 문구를 보면, 놀랍도록 지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장점과 동일하다. 다테 교코는 왜 실패했었고, 지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과연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출처: iMBC뉴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니 핵심 위주로 짚고 넘어가려 한다.

환경이 그때와는 다르고, 소비자가 다르다. 어릴 때 부터 디지털 컨텐츠를 접하는 현재 10-20대, 스마트폰의 보급, 비교가 안 될 만큼 빨라진 인터넷 속도,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대중화. 달라진 환경은 같은 것을 접해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한다. 당시 소비자와 지금 소비자는 매일 접하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인공지능이 면접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주식 종목 추천을 해주어도 일말의 어색함이 없는 시대이기에, 사람처럼 보이지만 로봇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등장과 활동은 이전과 다른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 AI
출처: 중앙일보

당시엔 큰 충격이었다.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국. 인간은 1승. 알파고는 4승.

AI 기술이 머지않아 사람의 일자리를 다 차지할 것이라는 두려움, 사람보다 뛰어날 수 밖에 없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지게 했다. 여전히 윤리적인 문제와 어떻게 활용해야 AI를 잘 쓰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진행중이다. 하지만, 마주칠 수 밖에 없는 미래이며 AI가 가져다 줄 장점(효율 등)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동일한 논리로,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사람이 아닌데 사람인 척 하는 것이 지금 당장은 어색하고 약간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가진 효율성과 메시지 전달력, 고유의 장점 때문에 성장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잘 활용'하는 법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고질적인 비용 문제의 해결


수소차는 상용화가 될까? 된다면 언제가 될 것인가? 이 질문에 전문가들은 이렇게 답한다. 수소를 1kg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현재(1kg당 8800원; 22년 8월 기준)보다 1/4~1/5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이라고 한다.

메타버스가 급성장한 이유 역시 5천만원 가량 하던 초기 기기 모델(오큘러스와 같은)의 가격이 25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출처: unsplash


christine-roy-ir5MHI6rPg0-unsplash.jpg 출처: unsplash



2020년 이전까지, 가상 인간 제작과 운영은 일단 비용 문제가 컸다. 당시 기술로는 버추얼 아이돌을 구현하는 데에 어마어마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였다. 다테 쿄코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 출연에 수 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사이버 가수 아담 역시 TV출연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출연 할 때마다 그래픽 작업 비용이 수 억원대로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사가 전해진다. 호리프로 측에서도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한 선행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내심이 많은 자본은 흔치 않은 법. 투자금 회수가 늦어질 수록 선행투자/기술 개발은 애가 타기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버추얼 인플루언서 제작 비용이 수 백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출처: 아시아경제). 소비자와 기업의 수요가 있다면, 이제 상상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은 수많은 요소들이 모여서 만든 복잡계의 산물이다. 이를 당연하게만 받아들이면, 사물을 받아들이는 깊이가 낮을 수 있고 또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덜 즐거울 수 있다.


그래서 왜, 도대체 왜? 이러한 방향성이 생겼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