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기관의 이용자 였다면?

우리 이용자들이 지금까지 이런 대우를 받았다고?

by 단호박

박과장은 신년 행사가 끝나고 빌린 물품을 반납하기 위해 산하기관을 찾았다. 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건물 안까지 스며든 듯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복도의 적막함이 그를 맞이했다.

스산한 복도발걸음 소리만이 텅 빈 복도를 울리며, 그는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벽에 걸린 액자들과 게시판의 공지사항들이 무색하게도, 이 공간에는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이 스산함에 그는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물건을 옮기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물건 옮기는 소리에도 사무실 동료들의 반응은 없었다. 그의 존재를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고개를 들어 박과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자신이 투명인간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고, 직원들의 시선은 오직 컴퓨터 화면이나 서류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결국 그는 큰 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제서야 그의 얼굴을 아는 동료 한명이 달려나와 인사를 했다. 이 상황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졌다. 만약 그가 이 기관의 이용자였다면 어땠을까? 이런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어떤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 이 기관의 이용자가 지금까지 이런 대우를 받았을까? 이런 의문이 들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회복지조직의 존재 이유는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곳에서는 그 본질이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물품을 반납하고 돌아오는 길,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사회복지 조직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런 작은 경험들이 모여 기관의 이미지를 만들고, 나아가 서비스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우리는 종종 큰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만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 상호작용, 기본적인 예의와 관심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시작점이 아닐까? 앞으로 그가 속한 조직에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는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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