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연휴

2025년 5월 3일 토요일 을사년 경진월 임신일 음력 4월 6일

by 단휘

연휴가 길다. 어제는 재량휴업일이었기에 6일 연속의 휴일이다. 이렇게 길게 쉬는 건 좋지 않다. 명절 때마다 느끼는 거기도 하지만 말이다. 평소에 일을 하는 사람들은 충분한 휴식의 연속을 좋아한다던데, 나도 취업을 하면 연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학생 때도 방학을 즐기지 않았으니 타고난 성향일 수도 있긴 하겠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사교성이 낮고 다가가길 어려워하는 녀석으로서 반강제적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한 자리에 있게 만드는 학교는 나에게 그럭저럭 괜찮은 곳이었다. 그곳의 학생들과 잘 지냈느냐는 또 별개의 이야기지만. 만날 사람이 없어도 괜히 센터에 방문하던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정신건강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긴 연휴란 고립과 은둔의 늪으로 빠져들지도 모르는 순간이다. 아무 일정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일상의 루틴을 잃어갈 수도 있고, 결국 일상생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휴는 그럭저럭 괜찮은 게,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나를 불러주는 이들도 있다. 이 정도면 보통의 주말 정도의 느낌으로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이번 같을 수는 없을 테니 당장 급하지는 않아도 연휴가 길어졌을 때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긴 해야겠다. 매년 설과 추석 주변으로는 늘 그런 연휴가 있으니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연휴 동안 아무 일정 없는 날들이 이어져도 연휴가 끝났을 때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수준의 정신 건강을 확보하든 연휴고 뭐고 상관없이 고정적인 일정을 만들어 버리든 해야지.


주말을 의미 있게 보내자 하는 것도 흐지부지되기 십상이지만 구체적인 무언가를 찾는다면 꾸준히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걸 찾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려도 무언가 하기로 하고 시작을 하면 어느 정도 잘 지속되는 편이긴 하더라. 어느 날 갑자기 시작했던 만큼 어느 날 갑자기 끝나기도 한다는 게 함정이지만. 하다 안 하다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라 늘 그냥 뚝 끊기곤 한단 말이지. 그래도 일단은 다음 연휴가 오기 전까진 괜찮은 걸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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